"결혼 축하한다고 해야죠. 일본어로" 오타니 만나면 할 말도 준비했는데…후라도 호투에 그만

신원철 기자 2024. 3. 1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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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후라도에게 매우 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경기에서 11타수 2안타 3삼진에 그쳤다. ⓒ 연합뉴스
▲ 최주환은 0-4로 끌려가던 4회 팀의 첫 득점을 만들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최주환은 LA 다저스와 경기를 앞두고 자신은 개막 준비가 더 중요하다며 '스페셜게임'을 특별하게 여기기 보다 시범경기처럼 치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얀 거짓말이었다.

최주환은 만약 1루수로 나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할지 미리 생각하고 있을 만큼 이번 경기를 특별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다만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의 역투 때문에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최주환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게임'을 앞두고 몸을 풀다 잠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주환은 "타석에서 너무 좋은 투수들을 만날 거다. 싸우려고 덤비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오버하지는 않겠다. 적정선에서 시범경기 때처럼 해야할 것 같다. 한 시즌을 치러야 하는데 개막은 23일이고, 우리 나이에 여기서 잘 한다고 메이저리그에 가고 이러는 것은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을, 그것도 MVP 출신 선수들을 만난다는 사실은 분명 최주환을 설레게 했다. 그는 "다 영상으로 보던 선수들이다. 다들 내노라 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인데. 무키 베츠도 있고 프레디 프리먼도 있고, 맥스 먼시도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작년에 (SSG 있던) 커크 맥카티가 나보고 코리안 먼시라고 하더라. 치는 스타일이 비슷하고"라며 다저스에 속한 스타들의 이름을 줄줄이 읊었다.

또 "1루수로 나가면 오타니가 선발 출전했으면 좋겠다"며 "수비 나갔을 때 안정적으로 하는 게 목표인데 아무래도 타구는 빠를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점이 걱정되기는 한다. 1루니까 강습타구 이런 게 왔을 때…그나마 인조잔디가 조금 바뀌었고 흙이 좋아져서 다행이다. 그라운드 안 좋은 구장이었으면(위험할 것 같다)"고 밝혔다.

▲ 오타니 쇼헤이가 더그아웃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최주환은 1루수로 출전해 오타니 쇼헤이를 만나게 된다면 일본어로 결혼 축하 인사를 건네겠다고 했다. ⓒ 연합뉴스

오타니를 1루에서 만나면 할 말도 미리 생각해 놓고 있었다. 최주환은 "오타니가 오면 말 걸어야 하지 않을까. 말 건다고 누가 뭐라 하지 않지 않나"라고 살짝 눈치를 보더니 "일본어 가능하다. 간단한 말은 가능하니까"라며 웃었다.

그러더니 "(오타니를 만나면)결혼 축하한다고 하겠다"며 "다이스키(너무 좋다)는 너무 웃기고 그래서 그냥 수파스타(슈퍼스타). 일본어 발음으로 돌려줘야 한다. 슈퍼스타 아니고 수파스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약간 신나있는 것 아닌가'라는 말에 머쓱한 듯 "지금은 이렇지만 솔직히 경기 들어가면 어떨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주환은 자신이 선발 출전한다는 사실만 알았고, 포지션은 모르고 있었다. 이후 공개된 키움 선발 라인업에는 최주환이 4번타자 1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기대하던 오타니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동료의 선전 때문(?)이었다.

▲ 아리엘 후라도가 17일 LA 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오타니는 아리엘 후라도에게 두 타석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방망이를 크게 돌렸지만 삼진에 그쳤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1타석 2안타 3삼진으로 후라도에게 약했던 오타니의 천적 관계가 고척스카이돔에서 되살아났다.

후라도는 과거 오타니를 상대로 강했던 상대 전적을 잊지 않고 있었다. 경기 후 만난 후라도는 오타니의 달라진 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메이저리그에서 만났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같은 볼배합으로 던졌다"며 "2018년과 2019년에 오타니를 상대로 패스트볼을 높게 던졌을 때 헛스윙을 하더라. 그때 삼진을 당해줘서 고마웠다"고 답했다. 또 "오타니는 지금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다. 그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삼진을 잡아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최주환은 비록 오타니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겠다는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경기에서는 의미있는 안타를 날렸다. 0-4로 끌려가던 4회 1사 2루에서 로니 도슨을 불러들이는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라이언 브래지어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배트컨트롤로 밀어내 좌익수 앞에 떨어트렸다. 최주환은 4타수 1안타 1타점 2삼진으로 뜻깊은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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