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에이피알 상장에 흐름 타는 뷰티 디바이스

연희진 기자 2024. 3. 1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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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K뷰티 성장 新지도] ③슬로우 에이징 돕는 기기 각광
[편집자주] 세계 시장을 홀린 K뷰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중국이 아닌 미국, 대기업이 아닌 인디브랜드의 매출이 급성장하며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K뷰티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로드숍 인디브랜드의 선전, 탄탄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ODM 업계,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준 뷰티 디바이스 업계의 공이 컸다.

에이피알의 성공적인 상장에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주목받는다. 지난달 진행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에이피알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회사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글 쓰는 순서
①뷰티 대기업 주춤, 중소 브랜드는 웃음꽃
②신생브랜드 급성장 이끈 화장품 ODM "저력은 R&D"
③에이피알 상장에 흐름 타는 뷰티 디바이스


올해 첫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었다. 공모가 25만원으로 2월27일 거래를 시작한 에이피알은 3월13일 기준 종가 28만7000원으로 주요 화장품주로 자리매김했다.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2조1700억원대다.

현재 뷰티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슬로우 에이징'이다.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자연스러움이 새로운 미적 기준으로 주목받으면서 일상에서 꾸준한 관리가 주목받는다. 노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기보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천천히 나이 들기로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슬로우 에이징 트렌드에 홈 뷰티 디바이스가 힘을 받는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집에서 자신을 관리하는 '홈 뷰티'가 보편화됐다. 슬로우 에이징이 본격 탄력을 받은 이후에는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돕는 뷰티 디바이스가 주목받는 것이다.



글로벌 1위 꿈꾸는 메디큐브 에이지알



에이피알의 주요 뷰티 디바이스. /사진=에이피알 홈페이지
뷰티 디바이스로 크게 성장한 에이피알의 성공적인 상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2014년 2억원의 매출을 냈던 에이피알은 꾸준히 외형을 확대하며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371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매출액 연평균증가율(CAGR)은 157.4%에 달한다.

에이피알은 패션 브랜드 널디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핵심 브랜드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연예인 김희선을 모델로 내세우고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68만대에 달한다.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23년 5조원대에서 2030년 4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에 따른 안티에이징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에이피알은 국내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서 3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1위 사업자다.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했고 해외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에이피알의 해외매출 비중은 37%다. 미국(27%) 중국(20%) 일본(18%) 홍콩(17%) 등 어느 한 국가에 편중돼지 않고 고르게 분포됐다는 점이 강점이다. 자사몰 중심의 판매로 수익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데이 같은 아마존 자체 마케팅 프로모션에 적극 참여하고 자사몰에 혜택을 크게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구독자 820만명의 뷰티 인플루언서 타티 웨스트브룩의 메디큐브 에이지알 제품 사용 영상 등이 30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저스틴 비버의 아내로 잘 알려진 헤일리 비버가 직접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너도나도 뷰티 디바이스 시장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디바이스 '립큐어빔'. /사진=아모레퍼시픽
뷰티 시장의 미래가 '뷰티테크'로 점쳐지자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에 참여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이다. CES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로, 최근엔 전자업계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여 각자 분야에서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립큐어빔'으로 CES 2024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립큐어빔은 하나의 기기로 입술 진단과 케어, 메이크업이 모두 가능한 뷰티 디바이스다.

립큐어빔 기기의 캡 상단에는 개인의 입술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정밀 센서가 내장됐다. 사용자가 입술에 디바이스를 대면 즉각 입술 수분 상태를 감지해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캡과 용기를 분리하면 메이크업 도구가 나오는데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솔대 형태의 화장품 도포 장치에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가시광선이 방출돼 입술 케어를 돕는다.

아모레퍼시픽 R&I 센터에서 개발한 빛 감응성 물질을 입술에 바르고 립큐어빔에서 나오는 빛을 조사하면 천연 비타민의 한 종류인 리보플래빈(riboflavin)의 반응을 극대화할 수 있다. 관련 반응은 입술 내부의 콜라겐 섬유를 강화해 주고 입술 표면에 보습막을 형성해 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입술 노화를 완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슬로우 에이징이 아닌 개성을 뽐내는 노선을 잡았다. 타투 프린터 '임푸린투'를 북미 대륙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인공지능(AI)로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공개했다.

임프린투는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이 원하는 도안을 고르면 이를 그대로 피부 및 적합한 소재의 의류에 쉽게 그려 넣을 수 있는 휴대용 타투 프린터다.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AI인 '엑사원 아틀리에'가 만든 다양한 주제의 도안을 구현할 수 있다.

임프린투가 활용하는 LG 엑사원 아틀리에는 약 3억5000만장의 이미지와 이를 설명하는 문구, 영상 등 각종 정보를 학습한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AI이다. 엑사원 아틀리에에 특정 문구를 입력하면 이것과 관련된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되고 여기에 디자이너의 마무리 작업이 더해지면 최종 도안이 완성된다. 지금까지 생성된 AI 도안은 1만개가 넘는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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