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신생브랜드 급성장 이끈 화장품 ODM "저력은 R&D"

황정원 기자 2024. 3. 1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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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K뷰티 성장 新지도]②한국콜마·코스맥스 합산 매출 4조 육박
[편집자주] 세계 시장을 홀린 K뷰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중국이 아닌 미국, 대기업이 아닌 인디브랜드의 매출이 급성장하며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K뷰티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로드숍 인디브랜드의 선전, 탄탄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ODM 업계,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준 뷰티 디바이스 업계의 공이 컸다.

세계 시장에서 K뷰티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ODM 기업이 있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대표적이다. 사진은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사진=한국콜마
◆글 쓰는 순서
①뷰티 대기업 주춤, 중소 브랜드는 웃음꽃
②신생브랜드 급성장 이끈 화장품 ODM "저력은 R&D"
③에이피알 상장에 흐름 타는 뷰티 디바이스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K뷰티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국내 수출액 추이 데이터에 따르면 화장품·비누·치약 등 뷰티 제품군의 지난해 수출액은 85억달러(11조1945억원)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뷰티 제품 수출액은 2012년 처음으로 10억달러(한화 약 1조 3170억원)를 돌파한 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대기업 화장품의 중국 수출이 주춤했지만 중소기업들이 개척한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K뷰티 수출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1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 급증하며 수직 성장세를 보였다.

K뷰티 '태풍의 눈'은 국내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이다. 독보적인 인프라와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ODM 업체들이 세계 뷰티 시장을 흔들고 있다.

기업이 주문하는 레시피대로 생산해 상표만 부착해 판매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 비해 ODM은 독자 기술과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자체 레시피는 물론 R&D(연구 개발)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새로운 제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최근 화장품 판매 채널로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멀티브랜드숍뿐 아니라 이커머스까지 급성장하면서 화장품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신규 브랜드의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ODM 업체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국내 화장품 ODM업계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자외선 차단 특허만 50여개 '한국콜마'


자외선 차단제 분야에서 '특허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한국콜마는 자외선 차단 관련 특허만 50여건에 이른다. 국내에선 자외선 차단제 시장의 70% 점유율을 자랑하며 선케어 제품만 연구하는 UV테크이노베이션연구소을 운영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선전에 힘입어 한국콜마는 지난해 매출 '2조 클럽'에 무난히 입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1554억원, 영업이익 1366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15.5%, 86.4% 성장한 수치다.

국민 아이크림으로 자리 잡은 'AHC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선미녀의 '맑은쌀선크림' 등이 한국콜마의 최근 히트작이다. AHC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는 2021년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맑은쌀선크림은 아마존과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선케어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액의 7%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의 연구 인력은 327명에 달한다.

최근 한국콜마는 탈모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바이옴센티드' 성분 개발에 성공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탈모 유해균을 억제하고 두피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 성분으로 3개국 특허출원까지 마친 상태다.

지난해에는 '난용성 성분을 안정화한 자외선 차단용 화장료 조성물'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 기술은 마데카식애씨드 등 피부 진정 효과가 뛰어난 난용성 성분을 선스틱 같은 고체형 선케어 제품에 안정적으로 혼합시키는 기술이다.

기존 스틱형 선케어 제품에 난용성 성분을 넣기 위해서는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왁스 성분의 함량을 높여야 했다. 왁스 함량이 증가하면 뻑뻑하고 발림성이 저하되는 등 사용감이 나빠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왁스 함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난용성 성분을 안정적으로 혼합시켜 스틱형 제품의 형태를 유지시킨다.

한국콜마의 특허출원 개수는 올해 2월 기준 937개이며 그중 556개가 등록을 마쳤다.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흡수율 높인 코스맥스


코스맥스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매년 수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코스맥스 R&I센터. /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 국내 기업의 다수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0% 증가한 1조7775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17.8% 증가한 1157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 직수출을 제외한 국내 법인 개별 수출액은 1억8378만달러(한화 약 2420억원)로 전체 매출 중 22.7%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국내 납품사로는 C사, N사, I사 등이 있으며 해외 기업으로 L사, E사, LM사 등이 있다.

코스맥스 역시 누적 특허출원 1088개, 누적 특허등록 517개를 자랑한다.

대표 특허로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 합친 단어로 사람의 체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이나 그 유전 정보를 의미한다. 사람 체중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양이 많고 유전자 수도 인체 세포보다 100배 이상 많다. 이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면 신체에 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뷰티 성분을 개발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코스맥스는 2011년부터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시작해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도 꾸준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확보한 균주는 3000여개, 미생물 자원 관련 등록 특허는 80여개에 이른다.

각종 피부 전달체 특허도 있다. 코스맥스가 개발한 '스킨 커뮤니케이터'는 피부 각질층의 세포간지질과 유사한 성분을 이용해 피부장벽 손상 없이 피부를 유연화하면서 피부흡수를 촉진하는 기술이다. 최근 화장품 업계의 주요 화두가 유효 성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피부 진피층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하느냐인 만큼 시장성이 높은 기술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스맥스 역시 매출의 5% 이상을 꾸준히 R&I(연구 혁신)에 재투자하고 있으며 전체 인력의 약 25%가 R&I 인력이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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