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의 땡큐경영]①"첫째도, 둘째도 소통…" 우리금융 조직문화 새바람

국종환 기자 공준호 기자 김근욱 기자 2024. 3.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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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혁신, 회장이 할 일 절반"…매주 직원들 찾아 경청
'감사'로 하나되는 직원들…그룹의 100년 미래 밝힌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공준호 김근욱 기자 = 애지중지(愛之重之) : 소중히 여기고 아낌.

이달 24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의 우리금융에 대한 애정은 '애지중지'란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각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금융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마다 그 중심엔 늘 임 회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1999년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시절, 우리금융이 탄생하게 된 상업·한일은행 합병 작업을 담당했다. 이후 2016년 금융위원장 때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주도했으며, 지난해 우리금융 회장에 오르면서 25년에 걸친 완전 민영화 작업에 직접 마침표를 찍었다. 운명 같은 인연이다.

임 회장도 취임 당시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라는 말이 있듯 이제 저는 온전히 우리금융 가족이 됐다"며 우리금융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 일 잘하기로 정평 난 회장님 '조직문화 혁신'에 욕심 '왜?'

'아, 이 회장님…진정성이 느껴진다…'

사석에서 만난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을 향한 비전과 목표를 얘기할 때면 목소리에 힘이 찼다. 가뜩이나 민관에서 자타공인 일 잘하기로 정평 난 임 회장이 '애지중지' 마음을 품은 우리금융을 향한 사명감은 남달랐다.

사실 금융지주 회장은 눈에 보이는 사업과 실적들만 잘 관리해 '좋은 숫자'만 만들어내도 훌륭하단 평가와 함께 연임을 보장받는다. 임 회장은 올해를 퀀텀 점프의 원년으로 삼고, 4대 금융 중 최하위에 내려앉은 우리금융을 다시 최상위권에 올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증권사 인수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계획도 밝혔다. 우리은행은 올해 '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은 임 회장 취임 이후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기업금융에 공들인 결과, 기업대출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170조원을 기록하면서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성장을 이뤘다. 또한 우리은행은 그간 쌓아온 리스크 관리 노력으로 최근 금융권에 불어닥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 피해도 유일하게 비껴갔다. 주요 은행의 홍콩 ELS 판매액은 수조 원대에 이르는데 비해 우리은행은 4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적 개선은 임 회장이 제시한 목표의 반쪽에 불과하다. 임 회장은 "내가 우리금융에서 할 수 있는 것의 나머지 절반은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며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 혁신'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내 고질적인 갈등 요소로 꼽히는 한일, 상업은행 출신 간의 파벌 다툼과 개인주의, 성과주의 경쟁 등으로 인한 직원 간 소통 부재를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오랜 기간 민영화를 이루지 못하고 정부 관리하에 있으면서 보수적인 문화가 굳어진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연차,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과 매주 만나 소통하면서 켜켜이 쌓였던 갈등과 불만 등을 직접 풀어나가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그룹 CEO 타운홀 미팅'을 통해 대전·충청 지역을 시작으로 부산·울산·경남 등 전국을 돌며 약 519명의 그룹사 임직원과 소통했다. 우리원티타임도 11회에 걸쳐 실시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타운홀미팅 4회와 연간 22회의 티타임이 예정돼 있다. 임 회장 자신이 한일·상업 파벌 다툼에서 자유로운 외부 출신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보낸 '땡큐토큰'의 이미지./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 임종룡 회장의 '땡큐경영'…우리금융에 퍼지는 '감사' 바람

"감사하다는 작은 말 한마디, 인사 한번이 소통의 나비효과가 되어 그룹 안에 퍼져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임종룡 회장 2024년 신년사 중)

임 회장은 ‘험한 세상을 이겨낼 유일한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이다’라는 말처럼, 함께 하는 선후배, 동료의 격려와 배려에 대해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소통이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우리금융은 IT그룹사 우리FIS에서 개발한 사내 칭찬문화 플랫폼 ‘땡큐토큰’을 지난해 말 전 그룹사에 도입했다. 땡큐토큰은 매달 직원당 30개의 칭찬토큰을 제공하고, 이를 전 그룹사 직원 간에 주고받으면서 칭찬 메시지를 나눌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칭찬한 직원과 받은 직원 모두 포인트가 적립되며, 포인트 우수자에게는 해외여행 상품권 등을 포상한다.

'감사'와 '소통'을 강조한 임 회장의 '땡큐경영'은 이미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소통에 담을 쌓았던 직원들은 새해 인사를 주고받으며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과거 같은 지점에 근무했던 동료까지 오랜만에 찾아 안부를 전하며 우리금융 전 그룹사에 '칭찬'의 물결이 퍼져나가고 있다.

땡큐토큰은 불과 출시 한 달여 만에 가입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고, 누적 칭찬 개수도 1만8000개가 넘어섰다. 현재는 가입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사 직원이 1만7000명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참여율이다.

임 회장도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영업점 직원, 땡큐토큰을 개발한 우리FIS직원, 기업문화혁신을 위해 노력한 F&I직원 등 10명에게 직접 땡큐토큰을 보냈다. 회장님으로부터 땡큐토큰을 받은 직원은 “영업 현장에서 고객들과 함께 하고있는 직원들을 챙겨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은 단기적인 목표이지만, 조직문화는 그야말로 그룹의 100년을 좌우할 수 있는 대업"이라며 "우리금융은 원래 저력이 있는 집단인 만큼, 임종룡 회장의 '땡큐경영'이 뿌리내리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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