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히트펌프가 나을까’…LG-삼성, 세탁건조기·TV 두고 신경전

김경욱 기자 2024. 3. 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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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텔레비전(TV) 신제품과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나란히 선보이며 가전 시장에서 경쟁에 나선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치열한 장외전을 벌이고 있다.

'동종 세탁건조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내 가전업계를 엘지전자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에이아이(AI) 콤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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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3일 열린 티브이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텔레비전(TV) 신제품과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나란히 선보이며 가전 시장에서 경쟁에 나선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치열한 장외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점유율과 제품 홍보 문구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의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대표적이다. 용 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삼성전자 티브이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티브이에서는 이미 경쟁사(엘지전자)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엘지전자는 발끈하고 나섰다. “삼성전자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를 근거로 내세운 것이다. 옴디아 분석을 보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을 뺀 아시아 시장에서 77인치 이상 올레드 티브이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엘지전자가 75.1%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5.1%로 2위다. 매출 기준으로도 엘지전자 점유율은 74.6%로, 삼성전자(15.9%)를 크게 앞선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어떤 수치를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시장에서 엘지전자의 올레드 티브이 판매량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의 사정은 다르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국내 일부 고가 초대형 티브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판매량이 더욱 높다는 것이다. 엘지전자는 이런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모두 국내 판매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엘지(LG)전자의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엘지전자 제공

양쪽의 날 선 신경전은 최근 출시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놓고서도 이어지는 중이다. 엘지전자는 지난 13일 ‘엘지 트롬 오브제 컬렉션 워시콤보’ 출시 보도자료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천와트(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와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동종 세탁건조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내 가전업계를 엘지전자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에이아이(AI) 콤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 에이아이 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1700와트다.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발끈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필요한 경우 건조기 가동 초반에 히터가 작동하는데 이때 최대 소비전력이 1700와트”라며 “순간 최대치를 표기해 놓은 것일 뿐, 전체 가동시간을 고려하면 소비 전력은 이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건조 방식을 두고서도 양쪽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엘지전자는 “국내 세탁건조기 중 유일하게 과거 방식인 히터를 전혀 쓰지 않고 100% 히트펌프 기술만으로 옷감 손상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조를 구현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기존 히터방식과 히트펌프 방식을 결합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히터를 쓰지 않으면, 낮은 온도에서는 건조 시간이 길어지고 건조 성능도 크게 떨어져 에너지 소비도 커진다”고 반박한다.

세제 투입 방식을 놓고서도 기 싸움이 치열하다. 엘지전자는 제품을 홍보하며 “자동 세제함이 (세탁건조기) 상단에 있어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편하게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세제 자동 투입 장치가 제품 하단에 있어 허리를 굽히고 세제를 넣어야 하는 불편함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세제 자동 투입 기능이 있어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가득 채워놓으면, 주 3차례 사용 기준으로 6주 동안(모두 18차례) 세제를 넣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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