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여의도 한양’ 재건축 수주전 ‘후끈’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3. 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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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신탁, 23일 시공사 선정 전체회의
조합원 분담금 낮추기 위한 조건 등 제안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포스코이앤씨 ‘여의도 한양아파트’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구 한양아파트 수주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과정에 법률 위반 사항이 있다며 시정조치를 명령해 사업이 5개월 간 중단된 후 다시 시공사 재선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3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방문한 것이 양사 경쟁에 불을 지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23일 오후 2시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연다. 안건은 시공사 선정·계약체결과 시공사 입찰보증금 사업비 전환 승인 등이 상정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여의도 한강변에 인접한 한양아파트는 1975년에 준공된 8개동, 588가구 규모로 지난해 1월 신속통합기획이 완료됐다.

이번 결정을 통해 한양아파트는 용적률 600% 이하, 최고층수 56층 이하,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탈바꿈한다.

■ ‘오티에르’ vs ‘디 에이치’ 하이엔드 브랜드 격돌

지난해부터 수주 경쟁을 벌였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다시 맞붙었다. 먼저 양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전면에 내걸고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제안했다. 기존 주택 브랜드 ‘더샵’이 출시된 2002년 이후 20년 만인 2022년 7월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선보였다.

오티에르는 높은, 귀한, 고급을 뜻하는 프랑스어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말하는 ‘TERRE’가 결합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을 의미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로 치른 올해 첫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물리치고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면서 지난해보다 빠르게 도시정비 1조 원 고지를 넘었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디 에이치(THE H)’를 활용해 한양 아파트 단지명을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제안했다. 2015년 4월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였다.

‘단 하나의’, ‘유일한’이라는 뜻을 담은 ‘디(THE)’에 ‘현대(Hyundai)’ ‘하이엔드(High-end)’를 의미하는 ‘에이치(H)’를 합쳤다.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했으며 완벽한 조망과 고품격 생활 등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라이프를 누리는 단 하나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 ‘사업비 우선상환’ vs ‘동일평형 입주땐 100% 환급‘…파격적 조건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를 798만 원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총사업비 1조원도 책임조달하기로 했다. 혹시 시행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여의도 한양에서 제안한 공사비 7천20억 원 대비 약 142% 규모의 자금을 책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도 제안했다. 기성불이란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된 공사 비용을 매 1개월마다 시행자가 시공사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시행자가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면 시행자는 ‘신탁계정대’를 이용한다.

신탁계정대 금리가 최근 6%대를 상회하는 만큼, 포스코이앤씨는 시행자가 신탁계정대의 이자를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분양수입이 없더라도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또 수입이 발생하면 시행자가 그동안 대출한 모든 사업비를 상환할 때까지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는 ‘사업비 우선상환’ 조건도 내걸었다. 이 조건으로 시행자의 금융비용 절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의도 한양의 공사 기간이 약 57개월인 점을 고려한다면 사업비 대출을 우선상환함으로써 막대한 이자 비용을 절감하는 만큼 환급금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환급금을 지급받게 될 소유주들을 위해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 분양 수입의 각 시점마다 환급금을 지급하는 ‘환급금 조기지급’ 조건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720억원이 낮은 금액으로 입찰해 소유주는 가구당 약 1억3천만원 가량의 분담금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3.3㎡당 824만 원을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 대비 높은 공사비를 제시했으나 ‘소유주 이익 극대화’ 전략을 세우고 소유자에게 100% 환급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분양수입 가구당 약 6억원 △미분양 때 최초 일반분양가로 현대건설이 대물인수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모든 이익 소유주 귀속 등의 전략으로 동일평형 입주때 100% 환급받는 최고의 개발이익을 제안했다.

동일평형에 입주하면 분담금을 100%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분담금 0원’ 조건을 내걸은 셈이다.

현대건설은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아 고급화를 통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점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담동 ‘PH129’, 삼성동 ‘라브르27’ 등 최고 수준 분양가로 주거상품 분양을 성공시킨 노하우로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오피스텔을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 가구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 등의 대안설계를 통해 오피스텔 면적을 원안 대비 937평 늘리고 분양가격도 평당 8천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분양수입으로 KB추정분담금인 1천743억원 대비 1천440억원 늘어난 3천183억원(182% 이상)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특화설계로 아파트 분양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분양가격을 평당 7천500만원 이상으로 책정, 원안인 5천698억원 대비 1천860억 늘어난 7천558억원(132% 이상)의 분양수입을 제시했다.

이와 같이 오피스텔 분양수입 1천440억원 이상, 아파트 분양수입 1천860억원 이상 등 분양수입만 3천300억원 이상 증가시켜 가구 당 약 6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에도 공사비 대신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를 제안했다. 대물변제는 오피스텔 평당 일반분양가 8천500만원 이상, 아파트 평당 일반분양가 7천500만원 이상, 상업시설 최초 일반분양가를 기준으로 삼아 미분양에도 걱정 없는 사업조건을 강조했다.

■서울시 입찰지침 준수…신속한 공사 추진 약속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공통으로 서울시의 입찰지침을 준수해 신속한 사업추진을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제출한 제안서에 적혀 있는 내용만을 홍보하는 등 입찰지침서를 준수해 올바른 홍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안서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시행사 및 서울시 정비사업위원회와 협의 및 합의를 거쳐 신속하게 공사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 신통기획 정비계획을 준수한 하이엔드 대안설계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인허가 지연 걱정이 없으며, 공사비와 사업비, 각종 이자 비용도 함께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찰 당시 제출한 사업제안서와 일치하는 도급계약서 안을 날인해 추후 제안내용과 계약내용이 불일치해 발생될 수 있는 소유주의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회사가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서 유리한 고점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며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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