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통 인천 어시장 ‘찬밥 신세’... 아무도 모르는 난전시장 ‘임시 이전’ [현장, 그곳&]

이병기 기자 2024. 3. 1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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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항 공사에 자리 옮겨... 홍보 부족, 손님들 발길 ‘뚝’
해수청 “부지 완공시 재개장”
임시 이전한 난전시장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고정도 되지 않은 채 소래대교 인근에 걸려 있다. 이병기기자

 

“소래포구항 공사 때문에 올해 초 다리 밑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매출이 반토막 났어요. 손님들이 찾아오질 않네요.”

16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소래수협 공판장을 지나 어시장 초입 소래대교를 따라가니 ‘난전시장, 소래대교 하단부로 임시 이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위치를 알려주는 화살표 방향이 적힌 현수막이 바람에 쉴 새 없이 부대끼는 탓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상인들에게 묻고물어 겨우 난전시장이 새로 자리잡은 곳을 찾았다.

고무대야에 크지 않은 낙지 수십마리가 뭉쳐 있었고 그 옆으로 한눈에도 신선해 보이는 도다리, 장대, 간재미, 물메기, 아구 등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뚝 끊긴 상태였다.

20년이 넘게 인천의 전통 어시장으로 자리잡아 온 소래포구 난전 시장이 자리를 옮겼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곳은 인천 앞바다에서 잡아온 어선들이 소래포구로 들어와 경매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 생선을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파시’로 알려졌다.

50대 어민 박모씨는 “공사를 하는 인천해수청이나 남동구가 난정시장을 옮기면 장사가 잘되도록 홍보를 해주거나 도움을 주면 좋을텐데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히려 유투버들이 종종 가격을 물어보고 영상을 올려줘 그걸 보고 오는 시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오는 2026년 11월까지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소래포구항 건설공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어선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만을 판매하는 소래포구 난전시장이 소래포구항 건설공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인들이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소래포구항 건설공사 현장 모습. 이병기기자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자리를 옮기기 전보다 40% 정도 손님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곧 있으면 성어기인데, 매출에 더 큰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수막을 붙이는 등 나름대로 홍보를 한다고 해도, 연세가 많은 분들은 잘 찾아오지 못한다”며 “구나 해수청이 홍보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우리도 어민들 처지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공사 기간에는 감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이르면 연말 안에 난전시장 부지 공사만이라도 끝내 이용객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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