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부터 6만원 걸고 예약 전쟁...셀럽 많이 찾는 파스타 식당 [특슐랭 in 뉴욕]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3.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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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본 Carbone
메뉴: 매운 리가토니 보드카 파스타 (34달러), 링귀니 봉골레 파스타 (47달러)
주소: 181 Thompson St, New York, NY 10012
카르본 식당 전경
특별한 날이 있다. 조금 높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근사하고 분위기 좋으며 맛까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끝내주는 식당을 가고 싶은 날. 그렇다고 너무 격식을 갖춘 자리는 아닌 곳. 메뉴는 고기 보다는 파스타로 헤비하지 않는 곳. 바로 뉴욕에서 셀럽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태리 식당 카르본(Carbone)이다.

카르본에서의 식사는 우선 넘어야할 관문이 하나 있다. 바로 예약이다. 카르본은 뉴욕 맨해튼 식당 중 예약하기 가장 어려운 식당 중 한 곳으로 통한다.

앱(Resy)으로 한달 전에 예약을 받기 때문에 자리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원하는 날에 이미 만석이면 취소 시 연락 받도록 앱에 등록은 가능하다. 예약에 성공하면 인당 50달러를 미리 내야 한다. 식사 후 결제할 때 그만큼 차감하고 나머지만 내면 된다.

콧대가 높은 것은 그만큼 수요가 넘치기 때문이다. 카르본은 지난 2013년 미슐랭 1스타를, 뉴욕타임스 3스타를 받았다. 다만 미슐랭 1스타는 약 10년 후인 2022년 잃어버렸다.

매운 리가토니 보드카(Spicy Rigatoni Vodka) 파스타
카르본에 입장하면 세련된 인테리어와 시나트라풍의 음악이 손님을 맞이한다. 나름 생화 장식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물은 유료인 일반물과 탄산수를 시켜도 되고 무료인 수돗물도 주문 가능하다.

메뉴판을 받으면 먼저 그 크기에 놀란다. 신문 정도 되는 크기에 큰 글씨로 두 페이지에 걸쳐 여러 메뉴가 적혀 있다.

큰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만일 처음 온다면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단연 매운 리가토니 보드카(Spicy Rigatoni Vodka·34달러)이기 때문이다. 서버에게 물어보아도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아도 이 메뉴가 바로 나온다. 이 메뉴가 얼마나 유명해졌으면 이 파스타 소스는 일반에 판매될 정도다.

전통 이태리 식당 답게 코스별 메뉴가 있는데 애피타이저로는 시저 샐러드(Caesar alla ZZ·32달러)와 구운 조개(Assorted Baked Clams·36달러)가 추천 대상이다.

살라미,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나오는 식전빵
주문을 마치면 식전빵이 살라미와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무료’로 제공된다. 여기서부터 맛의 향연이 시작이다. 빵에 살라미와 모짜렐라 치즈를 함께 얹어 먹으면 빵의 바삭한 식감이 부드러운 고기와 쫄깃한 치즈와 어우러져 샌드위치 이상의 환상적인 맛을 낸다.
시저 샐러드를 손님 옆에서 만드는 서버
이어 코스 순서대로 애피타이저가 나온다. 시저샐러드는 서버가 재료를 먼저 가지고 손님에게 와서 “이걸로 만들 것”이라고 보여주며 “멸치도 넣을까요?”라고 물어본다.

취향에 따라 답을 하면 바로 옆에서 로메인과 파마산 치즈에 크루통을 섞어서 만든다. 로메인을 한 입 베어 물면 상큼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크루통은 바삭함의 극치다.

구운 조개(Assorted Baked Clams)
이어 나온 구운 조개는 너무나 부드러워 살살 녹는다. 성게까지 들어 있어 바다 향기가 가득하다.

드디어 메인으로 나온 매운 리가토니 보드카. 리가토니를 한 점 먹으면 꼬들꼬들한 맛이 압권이다. 면 삶기가 최적의 밸런스다. 소스인 매운 보드카는 토마토를 베이스로 크리미한데 보드카로 조리해 로제 파스타 소스처럼 약간 붉고 핑크빛을 내고 맛은 매콤하면서 풍미가 깊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쫄깃한 떢볶이와 비슷하지만 그만큼 맵지 않고 은은히 매력적이다.

링귀니 봉골레 파스타(Linguini Volgole)
다른 추천 파스타는 링귀니 봉골레 파스타(Linguini Volgole·47달러)다. 봉골레 파스타가 올리브오일을 베이스로해서 때로는 면과 기름이 따로 노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집 봉골레 파스타는 그야말로 혼연일체된 게 핵심이다.

링귀니라는 면 자체가 흡수력이 좋아 이 같은 파스타에 적절한 것도 있겠지만 면만을 먹어도 풍부한 해산물 향기와 오일을 느대로 느낄 수 있었다. 통째로 있는 조개 외에 작게 썰어놓은 조개들이 듬뿍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링귀니 삶기 역시 앞서 리가토니만큼은 아니지만 꼬들한 식감이 좋다.

후식 케익
식사를 다 마치면 이태리 국기 모양으로 만든 초록색, 흰색, 빨간색의 작은 케익이 ‘무료’로 제공된다.
뉴욕은 전세계 음식을 모아놓은 요식계의 멜팅팟(melting pot)입니다. 맛집도 그만큼 많습니다. 여행이나 출장을 와서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죠. 그 고민을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로 해소해드립니다. 직접 내돈내산으로 먹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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