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와 다른 교대 정원 논의...교대생 86% "정원 감축 필요"

홍인택 2024. 3. 1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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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 정원에 대한 정부와 학교, 교대생 간 논의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15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교대생 2,941명 중 85.9%가 교대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서도 교대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답한 교대생의 54.4%는 '임용고시 경쟁률 심화로 4학년 교육과정이 무너지고 교직관 고민보다 임용고시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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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임용 줄었는데 정원 13년 동결
합격률 50% 미만에 교대 중도이탈↑
정부, 교대에 20% 감축 제안
교대생·총장들 "재정 지원 필요"
교대생 대표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후문 앞에서 교대 입학정원 감축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교육대학 정원에 대한 정부와 학교, 교대생 간 논의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의대와 똑같이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이 문제인데, 교대는 '증원'이 아닌 '감축'이란 게 차이점이다. 교대생들은 정원 축소 필요성에 공감해 동맹휴학 같은 집단행동 없이 교육 여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15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교대생 2,941명 중 85.9%가 교대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대련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교대 입학생 수를 줄여 교사 선발 인원과의 불균형을 줄이되, 교육 현장의 요구를 기반으로 교사를 얼마나 선발할 것인지 중장기 계획을 다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교대련은 교육부 관계자와 만나 입학 정원 등에 관해 논의했다.

교대생 대다수가 정원 감축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은 교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되기 힘든 현실 탓이다. 10개 교대는 모두 국립대고, 3개의 초등교육과 중 이화여대를 제외한 2개는 국립대 소속이지만 교대 입학 정원은 2012년 이후 13년째 3,847명으로 동결(2016년 1명 감축)됐다. 반면 2016년 6,073명이었던 초등교사 신규 임용 규모는 올해 3,157명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4월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 초등교사 임용 인원은 2,900명에서 최대 2,600명까지 줄어든다.

14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급기야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률이 50% 아래로 떨어지자 교대생들은 "교대가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이 맞냐"고 반문하고 있다. 교대련은 이날 "2024학년도 초등교사 임용 합격률은 47.7%이고 광주 지역 임용 경쟁률은 9.2대 1, 대전은 6.33대 1이었다"며 "교대를 특수목적대학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도 교대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답한 교대생의 54.4%는 '임용고시 경쟁률 심화로 4학년 교육과정이 무너지고 교직관 고민보다 임용고시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92.5%는 임용합격률이 47.7% 아래로 더 내려가면 '임용고시 준비보다 다른 분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부는 교대 정원을 20% 감축하는 안을 지난해부터 제시했고, 지난달부터 2025학년도 정원 감축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대의 2025학년도 정원을 결정하는 시간표는 의대와 같다"며 협의를 통해 다음 달까지 입학 정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대 총장들은 정원 감축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20% 감축은 지나치게 많다는 입장이다. 김창원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경인교대 총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3일 교대총장협의회를 열고 교육부에 20% 감축은 불가하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자퇴 등) 중도 이탈 학생이 많은데, 이들을 포함하면 입학 정원을 20%로 줄이지 않더라도 졸업 인원은 2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교대생과 교대 총장들은 정원 감축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를 상쇄할 만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밀학급 해소, 늘봄학교 확대, 기초학력 저하 우려 등을 고려해 신규 교사 채용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한다. 교대련 설문조사에 응한 교대생의 81.3%도 정원 감축에 따라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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