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SNS 시대의 역설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4. 3. 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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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Z세대가 애용하는 SNS인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려 하자, 의원실에 전화가 쇄도했다.

SNS가 전 지구적 서비스로 거듭나면서 한 개인의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무한 확장됐다.

하지만 SNS는 빛만큼 어둠을 드리웠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0대 때 SNS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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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Z세대가 애용하는 SNS인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려 하자, 의원실에 전화가 쇄도했다. 일부 의원실은 "1분당 20통에 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국가안보 우려로 중국 기업 서비스를 떼어내려 하자 미국 청소년들이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SNS는 친구를 찾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나온 인터넷 서비스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클래스메이트'(1995년) '식스디그리'(1997년)가 등장했고, 곧이어 한국에서 '싸이월드'와 '아이러브스쿨'이 1999년 나타났다. 이후 '페이스북'(2004년) 'X'(옛 트위터·2006년) '인스타그램'(2010년)이 등장했고 2016년엔 틱톡이 태어났다. SNS가 전 지구적 서비스로 거듭나면서 한 개인의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무한 확장됐다. 집, 지하철, 학교에서도 유명 인사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명품이 유행하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SNS는 빛만큼 어둠을 드리웠다.

심각한 범죄 정보, 끔찍한 테러 소식, 자극적이고 성적인 영상이 마치 내 앞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냈다. 존재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인식되는 '시뮬라크르'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부모들은 자녀가 보호자 없이 공원에 갈 수 있는 연령을 최소 14세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어둡게 여긴 부모는 자녀들을 집에 머물게 하려고 스마트폰을 쥐여줬다.

SNS는 즐거움을 주지만 분노, 죄책감, 외로움, 질투를 동시에 안긴다. 청소년 자살률 상승은 어느덧 세계적 추세가 됐다. 국내 청소년 자살 사망자 수는 2019년 10만명당 5.9명에서 2021년 7.1명으로 20% 이상 상승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0대 때 SNS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수로 얼룩진 10대 시절 SNS에 남아 있는 흔적이 인생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태어난 SNS가 마주한 역설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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