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파리 메달 진짜, 무조건…모두가 웃을 수 있게”

정인선 기자 2024. 3. 15. 15: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리 2024, 우리가 간다] 높이뛰기 우상혁
높이뛰기 우상혁이 15일 오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짜, 무조건, 끝까지 살아남아 파리올림픽 메달을 꼭 가져올 거다.”

높이뛰기 우상혁(28·용인시청)이 올림픽 메달을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2024년 실내 시즌을 ‘세계실내선수권 동메달’로 마무리한 우상혁은 이제 실외로 나와 파리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우상혁은 1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높이뛰기 최진우(19·용인시청), 육상 10종 최동휘(26·예천군청), 단거리달리기 박시영(25·포항시청) 등과 실외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올림픽 도전이 세 번째인 만큼 이제 좀 집중하는 게 남다른 것 같다”며 “부상도 없고, 다행히 출전권을 일찍 확보해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기분 좋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아 너무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리우에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우상혁은 간신히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로 4위를 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뒤 2022년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 실외세계선수권대회 2위,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 한국 육상 최초 기록을 잇달아 세웠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때 반짝하고 끝날 거라고 생각한 분들도 있겠지만, 꾸준히 기억되는 선수로 남고 싶어 누구에게 말도 안 하고 감독님과 조용히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대회를 준비해 우승했다. 그 뒤로 자신감이 더 생기고, 도쿄 4등이 요행이라고 생각했을 다른 선수들도 (나를) 견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높이뛰기 우상혁이 15일 오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파리올림픽 출전에 대비한 실외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육상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1992년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 둘 뿐으로,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아직 트랙 및 필드 종목에선 메달이 없다. 우상혁이 파리올림픽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록 2m37을 넘는다면 메달 뿐 아니라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우상혁은 지난 4일(한국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2024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28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2월14일 체코 후스토페체 대회에서는 2m33으로 2위를 했고, 2월14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대회(2m32)와 21일 체코 네흐비즈디 대회(2m30)에서는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완벽하게 만족할 정도로 실내 시즌을 끝내지는 못했지만, 경쟁자들 신경 쓰지 않고 내 걸 하다 보면 2m37, 38, 39, 40을 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진짜 빈틈없이 준비해 지난해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운 개인 기록(실외 2m35)을 올림픽 전까지 깨서, 메달을 딸 수 있게 만들어 오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파리 메달이 간절하지만, 2m37에 그렇게 집착하진 않는다”고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에 걸맞은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2m35 이상부터 기록은 그날의 날씨와 트랙 컨디션, 내 몸 상태 등이 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그날’ 어떤 느낌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담은 없다”면서도 “진짜 (메달을) 무조건 딸 것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할 거다. 진짜 끝까지 살아남아서 올림픽 메달을 꼭 가져와 모두가 웃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높이뛰기 우상혁이 15일 오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파리올림픽 출전에 대비한 실외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혁은 18일 따뜻한 환경에서의 실외 전지훈련을 위해 홍콩으로 출국한다.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8월까지 장기인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실외 환경에서 맞닥뜨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우상혁은 “누구나 100m를 전력 질주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걸 70∼80%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가장 필요한 것 같다”며 “지루한 훈련이지만 마침 (최)진우와 함께 (훈련하며) 서로 에너지를 받고 하면서 준비를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을 5개월 앞둔 우상혁의 몸과 마음은 모두 편안한 상태다. 그는 “보는 분들이 내가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다고 생각해 주시는 것 같은데, 나는 사실 생각이 별로 없다. 이것도 복이라고 하던데 머리만 대면 잔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달리면 달리는 거고, 원하는 자세를 좀 수정해야 하면 거기에만 몰입하고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트랙 및 필드 종목 마지막 날인 8월11일 오전(한국시각)에 펼쳐진다. 우상혁은 “‘잘하면 대박, 못하면 쪽박’이겠지만, 못 하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냥 잘한다고만 생각하고, 메달을 꼭 따고 올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으니 좋은 피날레가 되지 않겠냐”며 웃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