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건너 ‘나무장인’… 예비 금손들에 ‘품앗이 목공강좌’[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지건태 기자 2024. 3. 15. 12: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화 속 피노키오가 골목 모퉁이에서 불쑥 튀어나와 반갑게 인사할 것 같은 마을이 있다.

인천 미추홀구 숭의목공예마을이다.

이후 값싼 수입 가구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쇠락하자 전통 공예의 맥이 끊어질 것을 우려한 목공 장인들이 나서 지금의 목공예마을을 만들었다.

지금은 미추홀구가 운영하는 목공예센터와 창작공방이 마을 중심에 들어서 이곳 장인들이 돌아가며 품앗이 강좌(사진)를 운영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인천 숭의목공예마을
창호·목간판·가구·소품 등
전통공예 전승하는 공방 밀집
강좌 끝나면 작품 전시회 개최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동화 속 피노키오가 골목 모퉁이에서 불쑥 튀어나와 반갑게 인사할 것 같은 마을이 있다. 인천 미추홀구 숭의목공예마을이다. 경인전철(국철 1호선) 제물포역에서 도원역 사이 철길을 따라 형성된 이곳 마을은 종일 뚝딱뚝딱 목재를 가공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경력 30년 이상의 숙련공이 운영하는 목공소 16곳과 나무를 소재로 한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를 만드는 공예점 4곳이 한데 모여 있다. 톱과 망치 등 목재를 다루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대장간도 2곳 있다.

이곳에 목공 장인들이 모여든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다. 가공하지 않은 원목을 실어 나르던 배다리(인천 금창동)에서 철길을 따라 이곳으로 옮겨 왔다. 이후 값싼 수입 가구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쇠락하자 전통 공예의 맥이 끊어질 것을 우려한 목공 장인들이 나서 지금의 목공예마을을 만들었다. 인천시와 미추홀구도 전통 공예를 전승하기 위한 특화 사업으로 이들을 지원했다.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제페토 할아버지를 상징물로 간판을 교체하고, 공방 외관을 정비한 뒤 내부는 갤러리로 꾸몄다. 비어 있는 공방은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해 기본적인 목공 기술과 전통 공예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미추홀구가 운영하는 목공예센터와 창작공방이 마을 중심에 들어서 이곳 장인들이 돌아가며 품앗이 강좌(사진)를 운영하고 있다. 간단한 목공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기초부터 나만의 의자도 만들 수 있는 중급과정 프로그램에 지난해에만 998명의 수강생이 이곳을 찾았다. 10강좌로 이뤄진 프로그램은 수강료 2만 원에 재료비만 부담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개최되는 작품 전시회도 제법 근사하게 열린다. 공방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 큰길가 뒤편 좁은 골목길도 목공예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주민들도 텃밭에 채소 대신 꽃을 심어 가꾸고 낮은 담장에는 어릴 적 술래잡기를 하며 놀던 추억을 새겨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