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G, 우크라이나 도로복구에 10년간 4조원 규모 아스콘 공급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3. 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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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여에 걸친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로 복구에 한국의 중견기업이 만든 친환경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이 깔린다.

전쟁 종식에 대비해 당장 긴급 복구 수요가 커진 도로망 구축에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1위 아스콘 제조기업 에스지이(SG)와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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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현지법인 ‘USG’ 설립 승인
유럽 최대 철강회사서 슬래그 무상 조달
10년간 4200만톤...年매출 4천억 수준
“현지 아스콘 공장 인수해 상반기 가동”
韓정부 지원 재건자금으로 매출대금 지급
SG가 인수할 예정인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지역 아스콘 공장 모습. <사진제공=SG>
2년 여에 걸친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로 복구에 한국의 중견기업이 만든 친환경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이 깔린다. 전쟁 종식에 대비해 당장 긴급 복구 수요가 커진 도로망 구축에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1위 아스콘 제조기업 에스지이(SG)와 손을 잡았다.

SG는 아스콘 생산을 위해 우크라이나 철강회사로부터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철 찌꺼기인 슬래그를 무상 공급받기로 했다. 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남부 미콜라이우를 비롯해 현지 아스콘 공장 3~4곳을 인수하고,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에코스틸아스콘(제강슬래그아스콘)을 만들어 도로 포장에 나설 계획이다.

SG가 인수할 예정인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지역 아스콘 공장 모습. <사진제공=SG>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G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최대 철강회사인 메트인베스트(Metinvest)그룹과 향후 10년간 총 4200만t 규모 철강 슬래그를 무상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이를 아스콘 매출로 환산하면 총 4조원 규모로, 경부고속도로를 7차례에 걸쳐 포장할 수 있는 규모다. 한국 정부가 최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재건 자금을 지원하기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합의한 만큼 이 자금이 도로복구 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SG는 무상 공급받는 철강 슬래그를 활용해 당장 시급한 우크라이나 도로 긴급복구 사업에 나선다. 박창호 SG 대표는 “기존에 러시아인이 운영하면 아스콘 공장들이 전쟁으로 인해 매물로 나왔는데 이들 공장 중 3~4곳을 SG가 인수할 예정”이라며 “키이우에서 오데사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SG의 친환경 아스콘인 에코스틸아스콘이 깔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곳곳에 쌓여있는 철강 슬래그 모습. <사진제공=SG>
SG와 손을 잡은 메트인베스트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 위치한 유럽 최대 제철소 아조우스탈의 모회사다. 현지 철강회사로는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복구·재건을 위해 24개의 새로운 유형의 철강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건사업 참여 선점을 위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SG와 메트인베스트의 협업은 가장 빠르고 실질적인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SG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친환경 아스콘 ‘에코스틸아스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코스틸아스콘은 천연골재 대신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인 철강 슬래그를 사용해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친환경 아스콘이다. SG는 포스코, 현대제철과 10년에 걸친 공동 연구 끝에 통해 업계 최초로 100% 자원을 재활용한 에코스틸아스콘을 개발했다.

우크라이나 제철소 공장에서 버려지는 철강 슬래그 모습. <사진제공=SG>
그동안 철강 업계는 철강 제조 부산물인 슬래그를 처리하는 데 골치를 겪어 왔다. 철강 강국인 우크라이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메트인베스트 입장에서는 골칫덩어리였던 철강 슬래그를 재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기술을 가진 SG와 손잡는 전략이 필요했던 셈이다.

에코스틸아스콘은 일반 아스콘보다 2배 이상 강도를 가진다. 포트홀 발생 억제와 소음 저감에 더욱 효과적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산업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내구성이 뛰어나 도로 사용기간은 늘리고 유지비용은 줄일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박창호 SG 대표가 친환경 아스콘 ‘에코스틸아스콘’을 소개하고 있다. 인천 양연호 기자
천연골재 자원을 보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스콘 업계에 따르면 일반 아스콘을 만드는 과정에서 천연골재 수급을 위해 매년 여의도 면적의 103배에 달하는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박 대표는 “슬래그를 도로포장용 골재로 재활용할 경우 연간 여의도 면적의 4.5배에 해당하는 자연을 보호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저감 효과는 연간 2만336t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SG는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다수 기업과 에코스틸아스콘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바 있다. DS프롬그룹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1250만유로(약 178억원) 규모 에코스틸아스콘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현재까지 확정된 우크라이나 현지 계약 규모만 400억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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