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도 놀란 돌풍, 4050·호남서 불었지만 … 20대 지지율은 1%

위지혜(wee.jihae@mk.co.kr),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4. 3. 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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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누가 찍나 보니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과 겹쳐
공천 실망한 친문 성향도 이탈
보다 더 강력한 對與투쟁 요구
공정에 민감한 MZ세대 외면
"2심 실형에도 뻔뻔하게 출마"
보수층선 혐오감 드러내기도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4일 전남 순천시 조곡동 청춘창고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미옥 전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 서왕진 당 정책위의장, 조 대표, 구글 출신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영입된 이해민 씨.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과 엇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하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도대체 어떤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조국혁신당의 핵심 지지층은 40·50대 호남 출신으로,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념적으로는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과거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간직한 이들은 조국혁신당이 좀 더 선명한 투쟁으로 윤석열 정부에 맞서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 대표가 문재인 정부 때 법무부 장관 취임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각을 세웠고 이후 각종 혐의로 2심까지 실형이 선고됐다는 점에서 민주당보다 독하게 대여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범죄 피의자의 국회의원 출마가 정치를 희화화하고, 혐오마저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대표의 출마가 오히려 보수층 규합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지금이 고점이며 후보자 명단이 확정되고 민주당이 전열을 재정비하면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무선 전화 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8세 이상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15%에 달했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공정에 민감한 20대는 1%, 30대는 12%에 그쳤고 70대 이상은 6%에 불과했다. 반면 40대는 24%, 50대는 28%에 달했다.

호남 지역의 지지세 또한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와 전라가 20%로 조국혁신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향이 가장 높았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진보층의 32%가 더불어민주연합 대신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국혁신당 신드롬'에 대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옮겨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의 저자 황두영 작가는 "촛불시위부터 문재인 정권 탄생까지 (참여한) 조국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에게 익숙한 느낌을 준다"며 "제3세력 가운데 유일하게 기성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컨벤션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40·50, 호남, 진보 성향 지지층은 기존 민주당 지지층과 완전히 겹치는 프로필"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실책이 연일 나오니 친문 지지층이 옮겨 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신당 창당을 선언할 때 목표 의석은 10석이었다"며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의 흥행 이유로 "민주당은 수권 정당의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신중했던 것 같은데, 지난 2년간 국민 마음속에 쌓였던 울분이 표출됐다"고 말했다. 또 "개혁신당이나 정의당 지지자들도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조국혁신당은 민주당보다 강령과 정책에서 더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고 주장했다.

40·50세대와 호남 유권자의 특징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이 강하고, 과거 학생운동에도 정서적으로 익숙하다는 점이다. 보수 정당 계열의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강하고, 검찰 개혁에 공감하는 사람도 많다는 분석이다.

서 모씨(60)는 "나도 198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했다"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선명한 '조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이승만기념관 건립 등을 언급하며 "반역사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근소한 차이로 들어선 정권인데, 2년을 겪어보니 도저히 못살겠다"고 말했다. 용산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이 모씨(55)는 "조국은 자녀 스펙 조작 의혹으로 과한 처벌을 받은 희생양"이라며 "검찰·경찰 개혁을 '조국'만큼 확실히 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는 호남의 상황도 비슷했다. 최근 조국혁신당 당원으로 가입한 광주 시민 이정우 씨(54)는 "광주는 5·18의 도시"라며 "권력의 작동 방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군부 정권을 떠올리며 "검찰이 정상적인 권력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과잉 권력의 조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국·추미애 전 장관만 애를 썼고, 당시 민주당은 여당인데도 지원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50대 대학교수는 조 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상류층이라고 해도 자녀 입학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며 "'내로남불'의 전형이자 범죄자가 어떻게 뻔뻔하게 출마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위지혜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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