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약으로 골절을 예방할 순 없다"

송무호 2024. 3. 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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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다공증약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계열의 약물들은 제약회사 주도 연구에서는 대단히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제약회사에서는 골절빈도 3.8%와 2.1%만을 비교한 후, 45%의 골절 위험 감소 효과(상대위험감소, relative risk reduction)가 있다고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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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호의 비건뉴스] 골다공증의 불편한 진실(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다공증약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계열의 약물들은 제약회사 주도 연구에서는 대단히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해 본 여러 기관에서는 골절 예방에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일었다 [1, 2]. 심지어 약을 먹은 군(群)에서 골절이 더 많이 나왔다는 보고도 있다 [3].

캐나다 9개 행정구역에서 골다공증약을 처방받는 55세 이상 환자에서 발생한 6만 5천례의 고관절 골절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약 처방량은 행정구역에 따라 4배의 차이를 보였으나, 고관절 골절 빈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즉 약을 많이 먹는다고 골절 빈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4].

골다공증약이 골밀도를 높여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제약회사 홍보와 달리 왜 현실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고 할까?

이유는 이렇다. 골다공증약으로 가장 유명한 포사맥스(Fosamax, alendronate)의 경우를 살펴보자. 골절 빈도를 절반으로 줄여준다고 광고를 하였지만, 그 내용을 보면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포사맥스 관련 페이지 캡처.

55세에서 80세의 여성 4432명을 상대로 4년간 관찰한 대규모 연구에서 약을 안 먹은 군 2218명에서 발생한 척추골절은 78명(3.8%), 약을 먹은 군 2214명에서 발생한 척추골절은 43명(2.1%)으로 약을 먹어서 골절이 예방된 사람은 불과 35명(1.7%)에 불과하다(절대위험감소, absolute risk reduction).

즉 4년간 1.7%의 위험률을 낮추었으니, 연간 위험률 감소는 0.43%이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1명의 골절 예방을 위해 235명이 1년간 약을 먹었다는 말이고, 그중 234명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약을 먹었다는 말이다.

그 정도 효과를 위해 그 독한 약을 먹으라 한다면 상식적인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제약회사에서는 골절빈도 3.8%와 2.1%만을 비교한 후, 45%의 골절 위험 감소 효과(상대위험감소, relative risk reduction)가 있다고 홍보한다.

그럼 일반인들은 마치 100명 중 45명이 골절 예방 효과를 누릴 거로 생각하고 약을 먹는다. 하지만 4년간 약을 먹고 실제 골절 예방 효과를 본 사람은 100명 중 1.7명에 불과하다 [5].

최근에 출시되어 골 형성 촉진과 골 흡수를 억제하는 이중 기전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골다공증 주사제 '이베니티'(Evenity, romosozumab)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베니티를 생산하는 암젠(Amgen) 회사 자체의 연구에 의하면 1년간 이베니티를 투여한 군에서 발생한 척추골절은 0.5%, 이베니티를 투여 안 한 군에서 발생한 척추골절은 1.8%였다. 따라서 절대위험감소는 1.3%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약회사에서는 상대위험감소인 73%를 약의 효과로 광고한다 [6].

제약회사에서 약의 효능을 선전할 때 소비자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 절대위험감소(일반적으로 수치가 낮음)는 말하지 않고 통계학적 용어인 상대위험감소(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음)만을 강조하는데, 통계 용어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사실 의사들도 대다수는 잘 모름)은 상대위험감소를 절대위험감소로 착각하고 받아들인다. 이것이 현재 골다공증 약을 광고할 때 쓰는 보편적인 방식이고 일종의 눈속임이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AC Feldstein, D Weycker, GA Nichols, et al. Effectiveness of bisphosphonate therapy in a community setting. Bone 2009;44:153-159.

2. J Erviti, A Alonso, J Gorricho, A Lopez. Oral bisphosphonates may not decrease hip fracture risk in elderly Spanish women: a nested case-control study. BMJ Open 2013;3:e002084.

3. B Abrahamsen, P Eiken, R Eastell. Cumulative alendronate dose and the long-term absolute risk of subtrochanteric and diaphyseal femur fractures: a register-based National cohort analysis. J Clin Endocrinol Metab 2010;95:5258–5265.

4. RG Crilly, M Kloseck, B Chesworth, et al. Comparison of hip fracture and osteoporosis medication prescription rates across Canadian provinces. Osteoporos Int 2014;25:205-210.

5. SR Cummings, DM Black, DE Thompson, et al. Effect of alendronate on risk of fracture in women with low bone density but without vertebral fractures: results from the fracture intervention trial. JAMA 1998;280(24):2077-2082.

6. Assessment report. Evenity.

https://www.ema.europa.eu/en/documents/assessment-report/evenity-epar-public-assessment-report_en.pdf.

송무호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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