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너도나도 정치 다큐…'건국전쟁'이 바꾼 극장가

박상후 기자 2024. 3. 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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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시작, 다시 김대중
인사말 하는 김덕영 감독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건국전쟁2' 제작발표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2.29 ryousant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극장가의 흐름을 바꿔놨다.

지난달 1일 개봉한 영화 '건국전쟁(김덕영 감독)'은 2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 홍보 및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하지 않아 개봉 전까지 존재감 자체가 미비했지만 특정 관객들에게 집약적으로 어필 되는데 성공했고 건국 1세대들의 희생 및 투쟁에 공감한 고연령층이 대거 영화관을 찾으면서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건국전쟁'의 누적관객수는 12일 기준 115만16명이다. 이는 손익분기점 약 2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일 뿐만 아니라 최근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3월에 접어들면서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평일 일일관객수 3000명 이상을 꾸준히 끌어모으는 중이다.

'건국전쟁'의 흥행 이후 극장가의 판도가 심상치 않다.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 경우 거대 자본을 투자한 국내 영화 및 외화에 밀려 상영관 잡기가 쉽지 않아 매년 개봉작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나 최근 '건국전쟁'과 비슷한 포맷의 정치 다큐멘터리 영화가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다.

'건국전쟁' 개봉 3주 뒤인 지난달 22일에는 '기적의 시작(권순도 감독)'이 상영을 시작했다. '건국전쟁'과 마찬가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배우 임동진을 캐스팅해 재연 장면을 삽입한 점이 인터뷰 및 설명 위주의 다큐멘터리인 '건국전쟁'과 차별 포인트다.

지난해 5월 관객들과 만난 '문재인입니다(이창재 감독)'는 개봉 이후 10개월이 지났지만 '건국전쟁' 이슈와 22대 총선 등이 맞물리며 13일부터 IPTV와 VOD 서비스 오픈을 결정했다. 오는 28일에는 '다시 김대중-함께 합시다'가 개봉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로 배우 문성근, 유시민 작가 등이 인터뷰이로 출연한다.

또한 가수 김흥국은 얼마 전 본인의 이름을 딴 영화 제작사 흥.픽쳐스를 설립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리고 하얀 목련이 필 때면' 제작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하얀 목련이 필 때면'은 실록 영상 70%에 재연 영상 30%를 섞은 러닝타임 120분 정도의 논픽션 작품이다.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도 최근 속편 '건국전쟁2' 제작 소식을 알렸다. 특히 지난달 29일 개최된 '건국전쟁2' 제작발표회 당시 '건국전쟁5' 제작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 여파도 일부 존재하지만 '건국전쟁'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4년 전인 21대 총선 시기에는 정치 풍자와 코미디 요소를 접목한 상업 영화 '정직한 후보'(2020)만 개봉했을 뿐 정치 다큐멘터리 작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건국전쟁'을 제작한 김덕영 감독의 '김일성의 아이들'(2020)도 21대 총선이 끝난 후 두 달 뒤인 6월 관객들과 마주했다.

조금 봤던 그림이면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관람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 속에서 '건국전쟁' 후속편을 비롯한 정치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향후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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