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열정 지상주의 배우[인터뷰S]

장진리 기자 2024. 3.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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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웹드라마 '연애 지상주의 구역'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2024 화제작으로 손꼽힌다. 싱그러운 소년들의 설레는 연애 성장담을 그린 이 작품은 방송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BL물의 흥행에 뜨거운 불씨를 더했다.

'연애 지상주의 구역'의 미덕을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배우 오민수는 이 작품이 거둔 단연 빛나는 발견이다. 극 중에서 오민수는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인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사실 속마음은 따뜻한 '겉바속촉' 천상원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원석 발굴'의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오민수는 연기를 시작하기 전 축구에 8년, 골프에 5년을 바친 '열정 보이'였다. 연기는 밥 먹고 공만 차고, 공만 친 기억이 가득한 학창시절을 지나 '까까머리'를 한 군대에서 만난 진정한 '내 길'이었다.

그는 "군대에 있을 때였는데 병장이 된 후 TV를 봤다. 마지막 휴가 전 '비밀의 숲' 시즌1을 봤는데 조승우 선배님 연기를 본 후에 저도 모르게 샤워를 하면서 선배님의 연기를 저도 모르게 제가 따라하고 있더라. '혹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역하고 무작정 학원도 알아보고, 연기하는 법도 찾아보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다"라고 연기를 막연하게 꿈꾸게 된 설레는 시작을 회상했다.

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근성과 끈기는 연기를 향한 오민수의 모험에 더 강한 엔진을 달았다. 오민수는 "프로필을 들고 광고 에이전시도 돌고 제작사에도 엄청 넣었다. 연기 학원을 다니던 중에 '투투' 오디션을 보게 돼 첫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라고 했다.

'투투' 오디션에 합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년. 짧다면 짧지만 오민수에게는 길고 지리한 도전의 시간, '연기가 내 길이 아닌가' 하는 고민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그는 "연기를 못 했으면 '어떻게 보완을 해야지' 이런 생각만 컸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생기네' 하다가 결과물을 보면 '내 생각과 다르구나' 이런 과정이 반복됐던 것 같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부분이 계속 발견되고, 어려워서 더 재밌는 것 같다"라고 다부진 마음가짐을 보였다.

'연애 지상주의 구역'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만난 소중하고 값진 작품이다. 오민수는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해주시고, 원작을 보신 분들도 캐릭터를 잘 표현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면 작품에 대한 인기를 실감하는 것 같다. 제가 고민하고 생각했던 부분이 어느 정도 잘 그려졌다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라고 웃었다.

천상원을 연기하면서 '첫 등장'을 가장 포인트로 생각했다는 그는 "첫 등장부터 임팩트를 줘야 하는 인물이었다. 제가 헤어스타일에 따라 이미지가 많이 바뀌어서 천상원의 첫 등장을 두고 여러 얘기를 나눴다. 오디션을 볼 때는 덮은 머리였는데 감독님께 염색, 포마드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말씀드렸다. 그런데 교복을 입어야 하고, 제가 생김새 자체가 날카로운 이미지라 염색은 거절당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이 큰 인기를 얻은 탓에 드라마 속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부담감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오민수는 "원작을 봤다. 오디션을 보고 합격 발표가 나기 전에 웹툰으로 봤는데 원작 속 (천)상원이 이미지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부담이 됐다. 원작의 비주얼이나 매력을 따라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원작은 상원이 위주로 보고 대본에 집중했다. 내가 나오고, 내가 연기해야 하고, 내가 의지해야 하는 책(대본)이 여기 있으니까 너무 원작에는 집중하지 않았다. 작품의 틀은 대본에 정해져 있고, 감독님의 연출 의도가 있으셨을 테니 '왜?'라는 의문도 가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 '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 '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시맨틱 에러'의 흥행을 시작으로 BL 드라마가 방송계의 주요한 트렌드가 됐고, 수많은 남성 라이징 스타들이 BL물을 통해 탄생하고 있지만, 완전히 대중화 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게다가 탄탄한 팬덤을 이미 형성한 원작이 있는 BL 드라마의 경우에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큰 용기를 낸 도전일 수도 있다.

반면 오민수는 "거부감도 부담도 없었다. BL 드라마 중에서도 판타지라는 점에 눈이 갔고,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남자다운 모습도 있는데 남자다움에 맞닿은 지점에 아픔도 있는 친구라는 게 좋았다. 제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오민수는 천상원의 사랑을 모든 걸 가졌다지만 사실 마음 붙일 곳 하나만 필요했던 외로운 소년의 마음 속 편린에서 시작된 감정으로 풀어냈다. 그는 "대본을 읽었을 때 오히려 천상원의 남성성을 느꼈다. 대본을 봤을 때 애교를 부린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제가 편안하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말들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저도 자라면서 그런 생각을 해왔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전부 행복하진 않은 것 같은데, (천)상원이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돈은 많지만 정작 가정에서 큰 사랑을 받지 못했고, 그렇다고 학교에서 건드는 사람도 없고, 어쩌면 심심하고 무의미한 삶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거슬린 사람,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 거다.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는데, 부모님한테도 못 받은 사랑을 이 사람한테도 못 받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자극받은 것 같다. 내가 치댈 수도 있는 사람, 어쩌면 나한테 올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차여운이라는 인물 때문에 더 발동이 걸린 것 같다"라고 자신의 해석을 전했다.

'연애 지상주의 구역'에서 천상원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었다. 열이 뜨겁게 오를 때, 스토커에게 다칠 뻔 할 때, 태명하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를 구해주거나 함께 있었던 천상원에게 사랑의 방향은 역주행이 불가능했다. '서브병'을 유발하는 이 영원한 클리셰는 그래서 더 애틋하고 재밌다.

반면 이러한 설정 때문에 오민수는 실제로 상처받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오민수는 "(태)명하가 '연애 지상주의 구역'에서 더 차가운 느낌이다. 애들한테도 그렇게 얘기했고, 감독님께도 말씀드린 적이 있다. 현장에서 상처까진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이)태빈이가 차가웠을 때가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나한테 끌리고 그런 부분을 넣어주시면 좋지 않을까 했다. 너무 여지도 없이 너무나도 차가운 걸 느꼈다. 저와 뭔가 따뜻한 그런 장면이 있으면 어떨까, '찍다 보니 이런 마음이 들더라'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별다른 말씀 안 하시더라"라며 "그렇게 외로워졌다고 했는데 '명하가 현장에서 몰입을 잘했다' 이런 얘기를 하시면 제 마음이 찢어졌다"라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 '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소년들의 사랑을 그린 '연애 지상주의 구역'은 오민수에게 우정과 자신감을 선물한 작품이다.

오민수는 "'연애 지상주의 구역'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저희 배우들은 제가 보기에도 너무나도 아리따운 친구들이었다. 이 사이에 나라는 사람이 붙었을 때 어떤 반응이 올까, 서브한테도 공감이 올까 했는데 저처럼 많이 아파해주시고, 관심을 주셨다. '다른 작품에서도 보고 싶다'는 반응까지 있어서 나를 더 자신 있게 보여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가까워진 이태빈, 차주완, 차웅기는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확이다.

오민수는 "네 명이 진짜 친해졌다. 처음 봤을 때 친해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태빈이도 과묵하고, 저도 과묵해서 서로 다가가는 일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차)주완이는 항상 웃고 있었고, 웅기는 진짜 이 일을 이 친구가 안 하면 누가 하나 싶은 밝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친해지기 위해서 대화도 많이 하고, 전화도 갑자기 많이 하고, 카톡방에서 말도 하고, 밥도 먹었다. 그런데 태빈이랑은 대화를 나누면서 친해졌고, 태빈, 주완은 둘이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차)주완이는 '멍뭉이'처럼 늘 웃상인데 심지어 너무나도 여린 친구라 쉽게 가까워졌고, 웅기는 살면서 그런 존재를 접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함 반, 귀여움 반으로 금방 가까워졌다. 이런 친동생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정도"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이태빈과 동갑이지만 네 명 중에서는 '아재'를 담당하고 있는 오민수는 "사석에서 농담을 던졌을 때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이게 뭐지?', '이게 요즘 유행해?' 이런 말을 자주하게 돼서 그 정도 나이가 아닌데도 아재 포지션을 담당한 게 있다.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진짜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볼하트 포즈, 체리 피스 이런 것도 몰랐다. 이제 아재 취급은 그냥 즐기고 있다"라고 웃었다.

'껴안기', '기대기' 등 넘치는 애정 표현에 대해서는 "제가 T인데 애들 앞에서는 뭔가 차갑게 못하겠다. 친구들이랑은 그런 일이 없다. 형으로서도 저를 좋아해주고 이러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라며 "셋이 있으면 톡톡 튀는 웅기가 와서 장난칠 때가 있다. 제가 무반응이면 '형, 싫어' 하고 가버리고 강아지처럼 다니니까 자연스럽게 받아주기 시작됐고, 나중에는 융화됐다. 물들어버린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애 지상주의 구역'으로 팬들의 '애정 충만 구역'으로 진입한 이들은 오는 16일 서울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단체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오민수에게는 생애 첫 팬미팅이라는 감격의 순간이다.

오민수는 "엄청 떨린다. 상상도 못 해봤다. 제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무슨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지? 이게 무슨 부담이지? 이렇게 감사한 일인데?' 싶었다. 정말 완벽하게 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못하더라도 같이 하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절대 주지 말고 팬분들께 제가 노력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감격을 전했다.

▲ '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팬미팅에서는 오민수표 댄스도 볼 수 있을 전망. 오민수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이거 때문에 입술이 다 부르텄다. 춤을 아예 안 춰봤다. 완전 뚝딱이다. 연기 시작할 때처럼 '혹시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아니었다. 운동을 해서 '나도 몸을 쓰는 사람이었는데'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차)웅기와 애들한테 욕도 많이 먹었다. '나중에 골프 알려달라고 하기만 해봐! 언젠가 복수한다!'는 생각으로 '선생님, 잘 알려달라'고 하고 있다. 춤을 배우면서 웅기가 프로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해서 아이돌을 했구나' 생각이 들고, 춤을 가르칠 땐 자신감 있게 딱딱 알려주는 게 정말 멋있다"라고 했다.

'연애 지상주의 구역'을 시작으로 자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그는 "배우로서 조금 더 진중하면서도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다. 부드러워보이지만 속은 강한 '외유내강'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 밝고 부드럽고 유들유들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기도 하다. 로맨스 혹은 장난기 있는 막내동생 같은 느낌으로 가도 좋을 것 같다. 제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할지 늘 연구하고 공부하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연애 지상주의 구역' 오민수.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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