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회장 딸' 밀어주기…상폐 주식 담보로 수백억 빌려
한 시행사가 13년 넘게 방치됐던 아파트를 인수해 분양에 들어갔는데 콘크리트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시행사, 재계 순위 30위 SM그룹 회장의 둘째 딸이 대표입니다. 회장 딸의 사업을 위해, SM그룹 계열사들이 계열사 자금을 끌어들여 수백억을 빌려주고 사업비 수십억을 대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천안 성정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입니다.
건설사 부도로 13년 넘게 방치됐던 폐아파트였습니다.
시행사는 SM그룹의 계열사 태초이앤씨가 맡았습니다.
우오현 회장의 둘째 딸인 우지영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자본 잠식 상태인 이 회사가 어떻게 사업을 할 수 있었는지 추적해 봤습니다.
우씨는 삼환기업 주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2015년 상장폐지됐던 주식입니다.
SM상선은 지난해 이 주식 등을 담보로 태초이앤씨에 288억원을 빌려줬습니다.
태초이앤씨는 이 돈으로 약 228억 원에 또 다른 계열사에서 부지를 사들였습니다.
초기 인허가 비용과 모델하우스 건립비 등 수십억 원은 삼환기업이 대신 냈습니다.
[삼환기업 관계자 : (사업비는) 지금은 삼환기업이 충당하고 있고요. 지금 곧 (태초이앤씨한테) 받을 겁니다. 지금 어디까지 청구할 거냐 협의하고 있는 중이고요.]
내부 문건엔 해당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 자금을 끌어들인 정황도 나옵니다.
다른 건설 계열사의 신축 아파트 사업 현장에서 옥외광고 비용 등을 부담한다는 계획안입니다.
우씨는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SM그룹 재무기획본부장이기도 합니다.
[회사 전 관계자 : (우지영 본부장이) 개인적인 일을 더 많이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태초이앤씨가 본인 회사니까 본인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실제 경남기업과 SM상선이 TV광고와 경품 등을 위해 4억 원 가량의 예산을 마련해두기도 했습니다.
[SM그룹 관계자 : (사실이라면) 위법한 행위인데 왜 그런 논의가 있었는지 왜 생성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집행 내역) 그건 확인한 바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비용은 이미 타 계열사가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민석/변호사 : 법적으로는 당연히 업무상 횡령이 되겠죠. (사업비) 집행이 다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회사의 돈을 아무 담보도 없이 돌려받을 거라는 확실한 확증도 없이 갖다줬다는 거잖아요.]
SM그룹 측은 "특혜는 없었다"며 "계열사간 정당한 계약을 거쳐 합법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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