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반도체는 ‘이차전지’… 세계 최대 배터리 도시로 거듭나는 울산울주 강소특구[균형발전의 거점, 강소특구를 가다④]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4. 3. 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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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배터리 사절단 방문한 울산울주
“미래형 전지 세계 1% 석학 다수 보유”
이차전지, 태양광 등 전지 중심지로 성장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표준 만들 것”
이달 초 울산울주 강소특구를 방문한 영국 정부 배터리 사절단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울산울주 강소특구]
지난 6일, 영국 정부와 배터리 기업 관계자 30여명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울산울주 강소특구를 찾았다. 영국의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알틸리움을 비롯해 영국 기업 19개 사와 정부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2030년까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UNIST 이차전지 센터와 울산울주 강소특구를 방문한 것이다. 김영식 강소특구센터장은 “UNIST의 이차전지 관련 연구성과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영국 사절단은 큰 관심을 보였다”라며 “추후 양국 간의 이차전지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울주의 인프라… “미래형 전지 세계 1% 석학”

UNIST와 울산울주는 2021년 ‘미래형 전지’를 특화 분야로 내세워 강소특구에 지정됐다. UNIST는 2009년 개교 이후 배터리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외 이차전지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UNIST를 중심으로 전 세계 전지 산업의 중심이 되겠다는 목표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미래형 전지에는 최근 주목받는 리튬이온이차전지 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태양전지 등 다양한 전지를 포함한다.

신기술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력’ 또한 준비됐다. UNIST는 미래형 전지 분야에서 세계 1% 연구자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이차전지 분야의 조재필, 이현욱 교수를 비롯해 태양전지 분야의 석상일, 양창덕 교수 그리고 연료전지 백종범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 초 울산울주 강소특구를 방문한 영국 정부 배터리 사절단이 울산울주 강소특구 견학하고 있다. [사진 제공=울산울주 강소특구]
뛰어난 인력과 함께 UNIST는 이차전지연구센터, 해수전지연구센터, 산학협력관 등 연구개발(R&D) 능력을 극대화하고 또한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업 등으로 연결될 뿐 아니라 기업과 대학 간 협력을 돕는 다양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울산은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를 비롯해 이를 사용하는 현대자동차, 이차전지 소재기업 고려아연 등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유일한 도시로 꼽힌다. 강소특구센터장은 “울산울주 강소특구는 소재, 전지, 미래차,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등 이차전지 밸류체인 생태계를 모두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고려아연, 이수화학, 삼성SDI, 현대차 등 산업체와 연계한 미래형 전지 특화 분야 육성 역량을 보유했다”라고 설명했다.

산업부와 울산시는 2025년까지 이러한 특화단지에 34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영식 강소특구센터장은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가 설립되면 울산울주 강소특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울산이 전 세계 최고의 배터리 중심 도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울산울주 강소특구는 지난 3년간 15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 75건의 공공기술 이전과 34개 사의 기술창업지원, 29개의 연구소 기업이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울산울주 강소특구가 지원한 기업의 매출액은 204억원을 넘어섰으며 신규 일자리도 368개나 창출했다.

◆확대되는 폐배터리 산업… 울산울주가 표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보유한 세계 1% 과학자
울산울주 강소특구의 대표적 성과로 조재필 교수가 창업한 에스엠랩을 꼽을 수 있다. 2018년 설립된 에스엠랩은 지난 2022년 리튬 이차전지용 양극 활물질과 제조 방법 등의 기술을 3억원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300억원의 투자를 유치, 양극 첨가제 제조 3공장을 지으면서 생산량과 매출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울산울주 강소특구는 이러한 창업 기업의 성과와 연구개발(R&D) 전지의 실증화를 통해 배터리 강국의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가 확대되면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사용후배터리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다 쓴 배터리에서 재활용 소재를 추출하고, 이를 새 배터리 제작에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김영식 강소특구센터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이제 막 구축되는 단계”라며 “울산울주 강소특구가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된 표준을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울산에 있는 현대자동차, 삼성SDI, 고려아연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KCC, 이수화학 등의 기업들이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과제가 이어지고 있다.

김영식 강소특구센터장은 “울산시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으로 22조7000억원의 생산, 6조3000억원의 부가가치, 7만명의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UNIST는 산업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차전지 특성화 대학원 사업’을 유치해 이러한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최고의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며 “강소특구를 중심으로 특화단지 기업과 협업을 통한 전·후방 중소형 기업 R&D 사업화 지원 등 연구역량, 기술력과 연계한 기업 성장 R&D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부터 전국 14개 지역을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 해당 지역의 우수한 인프라와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기술 발굴부터 창업, 기업성장과 지원 등을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는 인프라·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기반으로 국가 균형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미라클랩은 국내 14개 강소연구개발특구의 역량과 가능성을 점검하는 ‘균형 발전의 거점, 강소특구를 가다’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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