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변화하는 시장… 영원한 1등은 없다

이진경 2024. 3. 1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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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는 1990년대 말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2000년대 초 등장한 휴대전화 블랙베리도 이용자 간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첫 휴대전화를 내놓으면서 기업용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엔비디아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기업이 됐다.

현재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용 GPU 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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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시장 경쟁 치열… 한국 기업, 긴장해야

모토로라는 1990년대 말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호주머니 크기로 만든 ‘스타텍’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점유율은 50%에 육박했다. 2000년대 초 등장한 휴대전화 블랙베리도 이용자 간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첫 휴대전화를 내놓으면서 기업용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1020’세대 중에는 모토로라와 블랙베리라는 이름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199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끈 건 일본이었다. 일본 기업인 NEC, 도시바, 히타치가 반도체 기업 순위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그러나 인텔이 등장하면서 1위를 내줬다. 이후로도 일본 기업은 상위권 순위에서 하나둘씩 사라졌다. 그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강자로 부상했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화려한 현재를 지속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1등을 하던 기업이 추락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늘 변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모토로라와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흐름을 놓쳤다.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저가의 PC D램 수요가 높아지는데도 대형컴퓨터용 반도체 고품질 반도체를 고집하면서 외면받았다.

과거 사례를 돌아본 이유는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파도는 바닥에 있던 기업을 높이 올릴 수도, 1등 기업을 가라앉힐 수도 있어 보인다.

2022년 챗GPT를 내놓은 오픈AI가 생성 AI 경쟁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등에 먼저 접목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구글도 언어모델 ‘바드’와 멀티모달 ‘제미나이’ 등을 잇따라 개발하며 따라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AI 기능을 탑재하며 AI 스마트폰의 편의성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반면 스마트폰 ‘혁신’을 보여준 애플은 AI에선 이렇다 할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AI를 연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애플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반도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엔비디아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기업이 됐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게임·이미지용으로 주로 쓰였다. 그러다 최근 AI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 GPU가 필요해지면서 너도나도 엔비디아를 찾게 됐다. 현재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용 GPU 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오픈AI,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 ‘탈(脫)엔비디아’를 외치며 자체 AI칩 개발에 나서고 있어 엔비디아의 독주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이다.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세계 1, 2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최근 존재감 없던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보다 앞서 차세대 제품 양산 소식을 발표하면서 충격을 줬다.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도 TSMC, 삼성전자가 1, 2위를 지키는 가운데, 인텔이 1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공정에서 기술력을 과시하며 2030년 2위 탈환을 선언하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은 항상 변하고, 영원한 1등은 없다. 한국 기업들은 긴장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1등이 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치열한 고민과 현명한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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