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인 또 있을까... 글러브에 한글 새긴 흥부자, 특별한 인연까지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6)가 한국 그리고 KBO리그 팬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페라자는 한화와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한 새 외국인 타자다.
1998년생 페라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스위치히터로 나선다. 175㎝, 88㎏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에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페라자는 지난 시즌 트리플A까지 승격해 121경기 타율 0.284 23홈런 OPS 0.922를 기록했다.
한화에 입단 후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주체할 수 없는 흥으로 선수단 분위기 메이커로 나서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선 '춤'을 담당하고 있다.
실력도 나쁘지 않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부터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선보인 페라자는 시범경기 4경기서 타율 0.273 3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을 기록 중이다.
강한 2번 타자의 가능성을 높였다. 최원호 감독은 페라자를 2번 타순에 배치할 계획이다. 페라자가 2번이 있으면 중심타선 연결고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하위 타순에서 만든 찬스를 해결할 수도 있다. 경기 초반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12일 경기서 입증했다.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해 1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고, 노시환의 3점포로 빅이닝이 시작됐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았고, 2사 만루 기회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 해결도 했다.
무엇보다도 성격과 인성이 좋은 선수다. 한국 문화를 빠르게 배우고 있고, 한국에 대한 예우도 엿볼 수 있었다.
페라자의 글러브를 보면 알 수 있다. 연두색으로 '그냥 믿음을 가지세요'와 '하나님'이라는 글씨가 자수로 새져겨 있다.
페라자는 "하나님을 믿고, 자신감을 갖고 하겠다는 각오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지만 믿음으르 갖고 항상 열심히 한다면 잘 될 거라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보통 모국어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페라자는 한글로 새겼다.
이에 페라자는 "팬들도 알아볼 수 있게끔 한글로 적었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문구라서 팬들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냥' 이라는 부사도 심상치 않다. 페라자가 직접 번역기를 돌려서 쓴 것이라고. 번역 과정에서 도와준 친구도 있다. 바로 권광민이다.
페라자와 권광민은 컵스 마이너리그 시절 함께 한솥밥을 먹었다. 시간이 흘러 한화에서 만나게 됐다.
페라자는 "번역기를 돌려서 보여줬더니 맞다고 했다"면서 "현재 권광민은 1군에 없어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 SNS를 통해 연락했다. 한화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뻤다. 권광민도 좋아했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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