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아침밥 먹어"…10주년 맞은 전주 '엄마의 밥상'

365일 9000원 밥상, 270여명 전달
생일엔 케이크 등 후원금 12억 육박

전주시청 전경.

전북 전주시가 아침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매일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하는 '엄마의 밥상' 사업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특히 이 사업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절엔 학교 급식마저 중단되면서 아침에 '엄마의 밥상' 도시락이 전달, 큰 감동을 줘 화제가 됐다.

13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밥 굶는 아이가 한 명도 없어야 한다'를 목표로 2014년 10월 아침밥을 거르거나 결식이 우려되는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엄마의 밥상'을 준비했다.

시는 대상자 대부분이 부모가 없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생활하거나, 장애인 부모와 지내면서 아침밥을 거르는 어린이를 위해 마련했다. 매주 평일 5회 아침밥과 국, 반찬 3개를 담은 도시락(9,000원)을 아이들에게 배달한다. 금요일엔 주말에 배달하지 않아 더 많은 음식을 담는다. 생일에는 4만 원 상당의 케이크나 문화상품권도 전달한다.

사업 초기 183명이던 대상자는 현재 270여 명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화제가 됐다. 새벽 4시부터 준비해 오전 7시 안에 배달을 마쳐야 하는 엄마의 밥상은 아이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먹고 등교할 수 있었다. 수거한 빈 도시락에는 "진짜 '짱짱' 맛있었어요! 저 오늘 밥 두 그릇 먹었어요. '딜리셔스', 다음에도 맛있게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을 표한한 손편지 글이 올라왔다.

소문이 나자 '선한 영향력'을 접한 지역 기업과 시민 등도 손을 보태 지금까지 '엄마의 밥상'에 답지한 후원금은 총 11억 7,700여만 원에 달한다. 간식부터 한우, 의류까지 다양한 기부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연평균 5,5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이 꾸준히 답지하고 있는셈이다.

올해 사업비는 전액 시비로 8억 5.000만 원이 편성됐고, 정기후원하는 개인 후원자들은 연간 1,5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5년 시민들이 선택한 전주시 최고 정책으로 꼽혔고,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에서 우수정책으로 소개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10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은 엄마의 밥상은 시민이 함께 차린 밥상이 될 만큼 울림이 크고 따뜻한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아이 곁에서 묵묵히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엄마의 마음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