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슈만, 내쉬 등 정신장애 있던 천재들… 그들의 공통적 유전변이가 있다?

정진수 2024. 3. 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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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창의성으로 각 분야에서 이름을 남긴 이들이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천재로 불리는 과학자와 예술가 상당수가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았기에 창의성은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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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빈센트 반 고흐,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널리 알려진 천재적 수학자 존 내쉬, 교향 ‘환상곡’ 등 정열적 악상을 선보였던 로베르트 슈만….

빛나는 창의성으로 각 분야에서 이름을 남긴 이들이다. 이들은 업적만큼이나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으로 인한 기구한 운명으로 잘 알려졌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천재로 불리는 과학자와 예술가 상당수가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았기에 창의성은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명우재 교수,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 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왼쪽부터)
이런 ‘높은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잘 걸리는 원인을 유전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삼성서울병원)교수 공동 연구팀은 유전체 분석 결과 창의성과 정신장애가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발견하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들을 조합해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능력으로 예술, 건축, 과학 등 독창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수많은 직업군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가한 유럽인 24만여 명의 351개의 직업에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를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실시한 결과, 직업에 기반한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으며 관련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유전변이가 창의성과 정신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단순히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라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는 다른 결과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 수준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명우재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정신의학학술지 ‘정신의학 연구’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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