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민당, 친목회서 ‘여성 댄서와 춤판’···논란 일자 “다양성 강조 취지”

박용하 기자 2024. 3. 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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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청년정치인들이 지난해 11월 개최한 친목회 당시 사진들 | FNN 유튜브 캡처

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이 지난해 친목 행사에서 여성 댄서들을 초청해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번 논란은 가뜩이나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진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전망이다.

13일 FNN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자민당 청년국 간사이 지방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와카야마현의 한 호텔에서 회의를 연 뒤 친목회를 가졌다. 이 행사에는 중의원(하원) 의원 2명과 지방의원들을 포함해 40명 안팎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것은 이 행사에 댄서들이 동원돼 참가자들과 신체 접촉을 하는 등 공무로서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점이었다. 댄서들은 참가자들이 술에 어느 정도 취했을 때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입고 나왔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입에서 입으로 댄서에게 팁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FNN은 이같은 현장을 담은 4장의 사진을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댄서와 입으로 팁을 교환한 이는 세코 히로시게 전 참의원 간사장의 비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코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논란에도 연루된 상태다.

논란이 일자 친목회를 기획한 와바타 데쓰야 와카야마현 의원은 ‘다양성’을 강조하는 취지에서 댄서들을 부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양한 직업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는지 돌아보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해당 행사에 참여했던 후지와라 다카시, 나카소네 야스타카 중의원 의원은 청년국 간부직에서 사퇴했다.

당내 여성의원들로부터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가토 아유코 아동정책 담당상은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하는 다양성과는 문맥도 차원도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미 하나코 지방창생상은 “극히 부적절한 내용의 여흥이 기획·실시돼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게 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의 공금이 투입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주최 측은 공금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자민당은 최근 비자금 논란을 통해 금전적인 부패가 드러났기에 이번 행사에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은 이어지고 있다.

FNN은 이번 사건에 대해 “비자금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는 기시다 정권에게 새로운 불씨”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의 새 청년국장을 맡은 스즈키 다카코 의원은 “정치자금 문제도 있는데,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사태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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