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수원 삼성을 소홀하게 대해서는 안된다[김세훈의 스포츠IN]
지난 3월3일 수원 삼성은 2부리그 개막전을 치렀다. 장소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이었다. 함께 수원을 연고로 하는 수원FC는 지난 9일 1부리그 홈 개막전을 치렀다. 장소는 수원종합운동장이었다.
수원 삼성 개막전에는 없고 수원FC 개막전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재준 수원시장이다. 이 시장은 수원FC 개막전에 나와 시축했다. 이후 개인 SNS에 “지난해 강등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해 팬들이 올 시즌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크다. 1차 목표는 파이널 A 진출, 궁극적인 목표는 사상 첫 챔피언 트로피”라고 썼다.
수원FC는 시도민구단이다. 수원시 등 이른바 ‘관’이 재정적으로, 행정적으로 크게 지원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수원시 소유 구단이라고 봐도 된다. 그래서 수원FC 또는 수원시체육진흥과는 수원FC 홈 개막전에 시장을 초대했고 시장도 초대에 응했다. 정치인들이 경기장에 오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적잖지만. 정치인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안 가진 것보다는 훨씬 낫다.
반면, 수원 삼성은 홈 개막전에 시장을 초청하지 않았다. 수원 삼성은 과거에도 정치인들을 부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FC와 더비매치에 시장이 온 경우가 있었는데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초청으로 이뤄진 방문이었다. 알다시피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재단 관리와 책임하에 운영된다.
수원 삼성은 지난 30년 가까이 수원을 대표했다. 국내리그, 각종 컵대회뿐만 아니라 아시아 정상에도 여러 번 올랐다. 지금은 많이 쇠락했지만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클럽이었다. 수원 삼성 덕분에 수원시는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졌다. 또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삼성전자가 수원시에 내는 세금도 엄청나다. 삼성전자는 2022년 수원시에 2141억원을 지방세로 냈다. 수원시의 전체 법인 지방소득세 3340억원 중 절반을 훌쩍 넘는 액수다. 삼성전자는 작년에도 1500억원 이상 지방세를 냈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2부리그로 강등됐다. 구단 창단 이래 최대 위기다. 이번 시즌 목표는 무조건 승격이다. 모기업인 제일기획이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력한 승격 후보다. 수원 서포터스는 홈이든 원정이든 모든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다. 지난 3일 홈 개막전에서는 4000명 안팎이, 지난 10일 목동원정에서는 33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홈 개막전에는 1부 시절 홈 개막전보다 많은 1만4196명이 입장해 승격을 향한 갈망을 표현했다.
수원 삼성 팬들이 수원시에 가진 감정은 좋은 편이 아니다. 이재준 시장이 지난해 월드컵경기장을 수원FC와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말한 게 화근이 됐다. 그게 지난해 말 다시 불거지면서 수원 삼성과 수원시 사이 관계는 더욱 나빠졌다. 가뜩이나 강등돼 속상하고 화가 나는 마음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었다.
수원 삼성은 지금 구단 창단 이래 절체절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 삼성, 삼성전자가 수원시에 크게 기여해왔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수원시 자체적으로 적법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또는 수원 삼성이 행정적인 도움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응해주면 좋겠다. 지난 30년 가까이 한국축구를 이끈 명가, 충성도가 가장 높은 서포터스는 수원시가 받은 큰 복이다. 시도민구단인 수원FC와 비교해 기업구단이라고 배척하거나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 수원 삼성은 수원시의 큰 자랑거리자 빛나는 역사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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