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열에 다섯' 걸어서 응급실 찾는데… 안 된다고요?

박재이 기자 2024. 3. 13. 10: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3차 병원을 응급·중증 환자 위주로 개편하고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인 '걸어 들어오는 환자'(워크인)의 대형병원 응급실 이용을 제한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19 이송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45% 수준
"경증환자 이용 줄일 보완 정책 필요"
의료 공백을 계기로 정부가 내놓은 방침인 '도보 내원 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이용 제한 기준에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반응이 잇따른다. 급성 심근경색·뇌졸중 환자의 절반 가량이 응급실을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에 설치된 전공의 진료 공백으로 응급실 정상 진료 차질을 알리는 안내판 앞으로 119구급대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3차 병원을 응급·중증 환자 위주로 개편하고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인 '걸어 들어오는 환자'(워크인)의 대형병원 응급실 이용을 제한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정부의 '응급실 이용 제한 기준'에 대해 한 응급의학과 A 전문의는 "도보 내원 환자라고 해서 모두 경증 환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고받아 119 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거나 병원 간 이송하는 경우만 대학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환자가 스스로 응급실을 찾아올 경우 경증으로 판단해 지역 응급실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19 구급대로 이송되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응급실을 이용하는 전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45.3%에 그쳤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전체 급성 뇌졸중 환자의 53.8%만이 119 구급대를 통해 응급실로 옮겨졌다. 응급질환 중 하나인 급성 심근경색·뇌졸중 환자의 절반가량이 응급실을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A 전문의는 "도보 내원 환자라고 해서 모두 경증 환자가 아니다"라며 "급성 심근경색증, 대동맥 박리, 급성 뇌졸중, 패혈증 쇼크 등 중증 응급 환자가 자가용이나 택시 등을 이용해 도보 내원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119 구급대에 경증 환자의 응급 신고가 폭주해 오히려 중증 응급·외상환자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A 전문의는 "도보 내원을 무조건 제한하면 너도나도 119 구급대에 응급 신고를 해 대형병원 응급실로 가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의료시스템을 제대로 확립하려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A 전문의는 "119구급대가 이송해도 Pre-KTAS(119구급대가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체계)가 4, 5등급이고 응급실도 같은 등급으로 판단한 환자에 대해 본인 부담률을 인상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며 "비응급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진찰료 수가를 별도로 만들어 추가 부담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이 기자 wja06010@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