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문학전문기자의 사유와 기록

■ 최재봉 에세이·평론집

“문학은 발언이고 증언이고 추억이라는 것.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찬양이어야 한다.” 종합일간지에서 30년간 문학전문기자로 활약해 온 최재봉 저자가 그동안 쓴 글과 인터뷰, 기고문 등을 엮어 두 권의 책으로 소개한다. 문학 에세이집 ‘이야기는 오래 산다’(한겨레출판)와 평론집 ‘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비채)다.

시인도 소설가도 아닌 문학 기자로서는 이례적으로 한국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된 저자는 ‘이야기는 오래 산다’를 통해 한국문학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장편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던 1990년대, 근대문학이 종언을 고하고 문학상에 대한 비판이 수면 위로 올라온 2000년대, 표절 논란·절필 선언 등이 이어진 2010년대, 그리고 기후위기와 팬데믹의 공세 속 새로운 흐름이 감지된 2020년대까지, 그가 목도한 한국문학과 출판의 흐름들을 따라가다 보면 문학계를 둘러싼 풍경이 선명해진다. 박완서·황석영·조세희 등 한국 대표 작가들에 관한 작품론, 노벨문학상을 둘러싼 열광에 대한 일침 등 현장에서 마주한 첨예한 문제들도 다수 수록됐다.

평론집 ‘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는 보다 촘촘한 취재와 연구의 기록이다. 30년간 문학의 발자취를 좇은 저자의 여정이 네 파트로 나뉘어 전개된다. 파트1은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를 전달하며, 기자의 시선으로 문단 문제를 살피고, 고전과 현대문학의 고찰, 문학작품을 구성하는 존재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각도로 문학을 들여다보며, 예술과 창작 세계의 대장정이 펼쳐진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