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등 한-미 공동연구팀, 겨울철 북반구 이상기후 현상 발생 요인 규명

인간활동에 의한 강제력에 따른 태평양 제트기류의 변화와 그에 따른 미국 서부의 고기압 강화 발생 기작에 대한 모식도.

지구온난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중위도 지역에서 가뭄·폭우 등 극한기상 현상이 점점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윤진호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주도한 한-미 공동연구팀이 최근 들어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북미 서부 지역에서 극한의 폭우와 가뭄이 번갈아 발생하는 현상이 대기의 대규모 흐름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70년간(1951-2020년)의 다양한 기후자료와 온실가스 및 에어로졸 강제력에 의한 기후모델 모의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인간이 유발한 지구온난화가 겨울철 대기의 대규모 흐름을 더욱 증폭시키며 널리 알려진 원격상관 패턴들 간에도 유의미한 관계의 변화를 유도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겨울철 북반구 날씨를 좌우하는 대기의 대규모 흐름(행성파)은 미국 서부에는 고기압을, 동부에는 기압골을 발달시키는데 최근 들어 이 둘의 변화가 갖는 연관성이 점점 더 깊어지는 한편 세력이 서로 강화되면서 북미쌍극자 패턴(NAWD)으로 변화하며 북미 지역 겨울철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북미 서부 지역의 겨울철 강수 패턴과 그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평양 지역의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반구 겨울(12월-1월-2월) 북미 서부 대류권 상층부(200-hPa) 고기압 강화 시계열 그림.

특히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알래스카 지역의 산악지역으로 더 많은 남풍이 불어오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더욱 센 상승 기류를 일으키는 점에 주목해 그 지역에 형성되는 고기압 강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많은 선행연구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을 찾지 못했던 △제트기류의 북쪽 이동 △미국 서부 지역의 고기압 강화 △대규모 대기 흐름의 강화 모두가 인간의 활동에서 기인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더욱 온난화된 미래의 기후 상황에서 대기의 대규모 흐름은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며, 북미 서부 지역의 예측 불가능한 극단적 수문기후 현상의 증가와 강화된 행성파가 지역적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지구기후시스템의 변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전적으로 인간의 활동에서 기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하며, 미래 기후예측 모델링에 있어 연구팀이 제시한 기작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윤 교수와 이주은 박사과정생이 주도했으며, 시유(사이먼) 왕 미국 유타주립대 교수, 서울대 손석우·김대현 교수, 정지훈 전남대 교수, 김형준 KAIST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기상학 분야의 국제 저명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기후와 대기과학'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