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해임 권고’에도…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연임 추진
카카오모빌리티가 분식회계 논란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은 류긍선 대표의 연임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류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포함한 정기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를 발송했다.
류 대표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자리도 유지된다. 정기 주총에서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 과정에서 류 대표의 대표 연임 여부도 결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주주 카카오의 지분율이 57%를 넘는 비상장사인 만큼, 주총 안건으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 대표의 재선임 여부는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결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류 대표의 연임 여부는 주총과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류 대표가 그간 회사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전했다. 택시업계와 수수료 문제 등 논의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사업의 지속성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류 대표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임 권고를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보고 회사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한 바 있다. 법인·개인을 합쳐 약 9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추진하고, 류 대표에 대해선 해임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으며 김범수 창업자가 강조했던 ‘인적 쇄신’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주사인 카카오는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카카오뱅크 먹튀 논란’ 당사자 중 한 명인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해 회사 안팎에서 반발을 샀다. 정 전 CTO는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3거래일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원을 벌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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