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국도 없는 마을도 공보의 차출…13㎞ 떨어진 보건소서 지원

박영래 기자 서충섭 기자 최성국 기자 김동수 기자 2024. 3. 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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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반발에 이탈한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 공보의들이 차출되면서 공보의들의 기존 근무지의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남 일부지역의 경우 차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13㎞ 떨어진 곳까지 남은 공보의들이 출장을 다니고, 공보의가 담당해오던 지역민 건강 사업들도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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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전공의 공백 메꾸려 의료취약지 공보의 차출
차출지는 의료 공백 '숭숭'…대학병원도 인력 활용 고민
의대 증원 반발에 이탈한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 공보의들이 차출된 12일 오후 전남 화순군 이서면 보건소에 방문한 주민의 모습. 2024.3.12/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서충섭 최성국 김동수 기자 = 의대 증원 반발에 이탈한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 공보의들이 차출되면서 공보의들의 기존 근무지의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남 일부지역의 경우 차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13㎞ 떨어진 곳까지 남은 공보의들이 출장을 다니고, 공보의가 담당해오던 지역민 건강 사업들도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남도는 전날 전문의·공보의 23명을 차출해 전공의 사직으로 의료공백이 생긴 서울 아산병원과 세브란스 병원, 전남대병원 등으로 약 4주간 지원을 보냈다.

전남에서는 22개 시·군 중 13개 시·군에서 최소 1명, 최대 3명의 공보의가 차출됐다.

문제는 공보의가 차출된 전남은 대학병원조차 없는 의료취약지로, 전공의 공백을 메우려다 지역 의료에 공백이 생겼다는 점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명과 일반의 2명이 차출된 담양보건소의 경우 기존 인력은 21명이지만 그중 11명은 의과 의사고 나머지는 치과의사와 한의사다.

이번 차출은 의과 의사를 대상으로 이뤄졌기에 남은 의과 공보의 8명이 전체 지역을 담당해야 한다. 남은 의료진이 화요일·목요일마다 비어버린 2개 보건지소로 출장을 가 순환근무를 하는 식이다. 공보의가 남은 곳도 요일별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의과 치료가 필요한 긴급 환자 발생 시엔 인근 보건지소 근무자들이 요일에 관계 없이 4~5㎞씩 떨어진 보건지소에 긴급 파견을 가는 실정이다.

향촌의료복지를 위해 해오던 주치의 사업과 각종 건강보건 사업도 모두 공보의가 맡아왔던 터라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하다.

화순보건소도 이양면·이서면·도암면 보건지소에서 각각 1명의 공보의가 차출됐다. 이곳들도 남은 공보의의 순환근무로 의료공백을 메우는 중이다.

특히 이서면 진료소는 약 13㎞ 떨어진 동복면 공보의가 순환진료를 하게 됐다. 동복면이 이서면과 그나마 가장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이서면엔 보건지소를 제외하곤 병원도, 약국도 없다.

고흥군 보건소도 3명의 공보의가 서울 세브란스 병원, 화순전남대병원으로 차출됐다. 이곳 또한 의료 인력의 부재로 공보의 1명당 2~3개 지소를 담당하게 됐다. '찾아가는 순회진료' 등 지자체와 연계한 모든 보건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섬지역의 경우 공보의가 아닌 보건진료직들이 배치돼 있어 그나마 기존 의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 한 보건소 관계자는 "공보의가 빠진 곳은 시간이 될 때마다 다른 공보의가 출장을 가 진료를 봐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일별 순환근무로 겨우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차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보의 지원을 받은 대학병원들도 인력 활용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1~2년차 중심의 일반의를 중심으로 공보의 차출이 이뤄진 데다 기존 병원 인력과 다르게 이들 소속인 보건복지부와 근무 여건 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인력 지원을 받은 대학병원들은 이날까지 관련 교육 등을 진행하고 13일부터 공보의를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원 받은 공보의들이 주 40시간 근무를 지켜야 하는데 평일 근무만 가능한지, 야간 당직 등 비상 근무가 가능한지 등 구체적인 기준안이 없어 중대본의 공문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후에나 공보의 투입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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