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아나 "불편하셨던 모습도 모두 나…지켜봐주시길"[인터뷰S]

김현록 기자 2024. 3. 12. 0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그게 다 접니다. 지켜봐주세요."

'MBC에서 제일 바쁜 남자' 김대호(40) 아나운서를 만났다. 업무-결재와 방송 녹화 사이, 짬을 내 만난 그는 '이래서 사람들이 찾는구나' 싶은 대세 방송인이자, '직장인 마음을 울리는' 14년차 회사원이었다.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만큼 따끔한 질책도 받아들이는 '프로'이자, 기대하는 건 오로지 '복권'뿐이라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 ‘생방송 오늘 저녁’의 ‘퇴근후N’에 고정 출연하면서 유튜브 ‘사춘기’에 꾸준히 출연 중이다. 새 예능 ‘마사지로드’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고 다가오는 총선 개표방송과 올림픽 중계에도 투입 예정이다. 특히 오는 7~8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은 김대호의 첫 스포츠 중계가 될 전망. 기대주 안세영 선수가 출격하는 베드민턴 종목에 투입될 예정이다.

“보통은 중계진 빈자리를 메워주는 일을 했어요. 중계의 영역엔 들어가본 적 없거든요.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라, 좋은 기회고 영광이지만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준비하고 있어요.”

널리 알려졌다시피 김대호 아나운서는 2011년 아나운서 공개채용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을 통해 MBC에 입사했다. 그 사이 수많은 프로그램과 현장을 거쳤고, 성실하고도 꾸준하게 자리를 지켰다. 언젠가부터 직장인 마인드에 충실하지만, 나만의 취향과 고집이 확고한 싱글 라이프의 대표주자로 자리잡더니 ‘핫한’ 방송인으로 거듭났다. 2023년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선 당당히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기회가 있어서 저같은 사람이 입사할 수 있었던 경우죠. 아나운서의 사명감이라든지, 직함이 가진 무게를 잘 모르고 회사생활을 했어요. 수동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라, 뉴스 업무가 오면 뉴스 하고, 시사교양 업무가 오면 또 하고 그저 회사다니듯 일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다를 바는 없어요. 다만 예전에는 사고 안 치고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했다면, 지금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바를 해내야 하는 입장이 된 거죠. 특히 올림픽 중계는 의지를 갖고 해야 하는 영역이라 훈련도 필요합니다. ‘너는 회사원이야. 해야 되는 영역이 있잖니! 상여도 받지 않았니!’ 하면서.”

▲ 김대호 기안84 ⓒ곽혜미 기자

한때 통통 튀는 여러 아나운서들이 예능을 누볐지만, 어느덧 예능인과 방송인이 완전히 분리된 요즘. 때문에 김대호 아나운서의 존재는 특히 돋보인다. 그는 "괴리됐던 영역이 연결된 것 같다. 그 시점에 제가 있었던 것"이라면서 "특출나게 툭 올라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10년 20년 있다보면 저 정도는 된다. 모두 나름의 포텐이 있는데 계기가 있어야 한다. 저도 그 중 하나고 운때를 잘 만난 것 같다"고 했다.

"혼자 살면서 혼자 벌고 혼자 쓰고 살다가, 다양하고 또 그 영역에서 전문적인 사람들을 만나다보니까 오는 재미가 있어요. 제 나이대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큰 변화 없이 정해진 틀 안에서 살다가 다채로움이 생겼어요. 일을 하며 가고 싶은 나라도 가고, 퇴근 후에 먹고픈 음식을 먹으러 다니기도 하고, 주변에서 만나고 싶어하는 셀럽을 만나기도 합니다.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느낌이라면서도, '직장인' 김대호 아나운서에게 여전히 "일은 일"이다. 그는 "지금도 직장인인데,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한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한다"면서 "이게 예능으로 재밌게 보여주니까 '너는 먹으러 다녀서 좋겠다' 하시지만 이것도, 해외출장도 이게 다 일이다"고 강조했다.

"뜻하지 않게, 지금은 일을 더 많이 하는 인생을 살고 있어요. 이게 다, 진짜 일이에요. 업무량이 굉장히 폭증했습니다.(웃음) 그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총량을 지금 하고 있어요. 알게 모르게 농땡이 치고 (월급) 루팡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전에는 하고 싶은 일들을 했다면 지금은 해야 하는 일들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제공|MBC

프로그램 하나에 더 출연하면 단돈 '4만원'을 더 받는 '직장인' 김대호이기에 그의 '프리랜서 선언' 가능성에 관심이 더 높다. 그와 관련해 이미 수없이 질문을 받았다는 김대호 아나운서는 "선택의 문제다. 도움이 되는 방향의 선택"이라면서 "당연히 회사에 있는게 도움이 되어서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에 제가 출연한 프로그램 출연료를 일반 방송인으로 환산하면야, 어휴. 하지만 제가 MBC에 없었다면 그렇게 출연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제 그래프가 앞으로 어찌될지, 기울기가 꺾여 내려올지, 가늠하는 중이죠. 간결하게 말씀드리면 (프리 선언은)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죠. 하지만 지금은 잘 다니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아요. '앤드'(And)로 계속 갑니다.

'워라벨'과 '욜로'를 재정립하는 시기가 아닐까요.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고 하고 싶은 것을 하더라도, 하고 싶은 게 일이라면 그걸 하는 거죠. 비율이 달라졌다고 할까. 불평하지 않고, 도움이 되는 일을 의지를 갖고 하면 되지요. 삶과 일의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 김대호 아나운서 ⓒ곽혜미 기자

최근엔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한 양평 대가족 모임이 화제가 됐다. 김대호 아나운서의 지난 연말 신인상 수상도 축하할 겸, 명절을 맞아 모인 엄청난 대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은 자체로도 요즘 보기 힘든 볼거리였다.

하지만 김대호 아나운서의 어머니가 친척들 먹을 갈비를 5시간 동안 준비했다는 설명이나 '화려한 비혼식, 결혼 장례식'이라는 코드 쿤스트의 촌철살인 등이 화제가 되고, 엇갈린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14F에서도 찍었고, 처음 공개된 것도 아니다. 화제의 프로그램이라 더 그런 것 같다"면서 "코드 쿤스트가 평소에도 상황을 보고 센스 넘치게 정리를 잘 한다. '결혼 장례식'이라고 하니 프레임 전환이 확 되더라. 그런 식으로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처음 기획 때 '너무 좋다' 했죠. 살면서 가족사진 한 번 찍을 시간이 없잖아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화면에 담겨서 두고두고 틀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요. 사촌들 사이가 돈독하고, 사실 저희끼리는 이렇게 친하게 지냈다는 게 자부심이에요. 각기 다른 반응이야 충분히 이해하죠. 대체적으로는 가족들도 본방 재방 재재방 다 보면서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고 계세요. 저에게는 기쁨이었고, 가족들도 즐거워하셨어요. 방송을 보면서 즐거워하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거기에 대해 불편해하신 분들에겐 미안할 뿐이죠. 오해없으시길,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첨언하자면, 김대호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아들 때문에 친척들이 방송에 출연한다니 미안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에 '접대'한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장만하셨다는 후문. 김 아나운서는 "다음 명절에는 갈비가 안 올라올 예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비혼 아닙니다.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세상에 기쁜 날이 뭐가 있나. 그렇고 그런 날의 연속이지"라면서 굳이 '행복'을 꼽자면 하루하루 커피를 마시고 배고플 떄 밥을 먹는 소소한 만족들이 '행복'일 뿐, 일희일비하면 뭐하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묵직한 쇳덩이를 두드리고 벼려 만든 다마스쿠스 칼이 생각났다며 "마치 우리 인생이 '칼'을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날을 만들려면 담금질도 필요하고, 날을 만들거나 뭉툭한 면을 만드는 망치질도 필요하다"면서 "저를 좀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만들어주는 망치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도치 않은 분위기가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것을 알아야 스스로 제 선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최대한 저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좋은 점은 다 보여드렸어요. 저의 단점이라든지, 미화된 부분이라든지 그런 것도 보여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나쁜 점이 더 많지요…. 그런 부분들도 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거짓말이 없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불편해하신 것도, 이슈가 됐던 모습들도 그게 다 접니다. 지켜봐주십시오."

▲ 김대호 아나운서. 제공|MBC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