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뚫은 고분양가에 탈서울… 옆세권으로 32만명 몰렸다

김성훈 기자 2024. 3. 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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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평균 분양가
3.3㎡ 당 3494만원 부담
2021~2023년 공급물량
직전 3년 대비 37% 감소
서울과 인접하고 저렴한
수도권 신규 단지로 몰려
인천·파주 경쟁률 44대1
치솟는 분양가와 공급 부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비싸지면서, 매매가가 서울 전세가 수준인 경기·인천 지역 아파트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밀집 지역 전경. 뉴시스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서울 옆세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늘을 뚫을 듯 치솟는 분양가와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서울 신축 아파트값은 그야말로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이에 지난해에만 30만 명 이상이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으로 옮겨갔다. 비싼 집값 때문에 갈수록 서울살이가 힘들어지자,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도권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12일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1∼12월) 서울에서 경기와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모두 32만5317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가 27만9375명,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4만5942명이었다.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옮긴 인구는 서울 전출인구의 70.51%에 달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오르면서 자금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부담은 줄이면서 쾌적한 단지에 살고 싶다는 욕구가 ‘탈(脫) 서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3.3㎡당(평당) 평균 분양가는 3494만 원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17.37% 오른 가격이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분양가 상승률(12.29%)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과 경기·인천의 분양가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서울과 경기의 3.3㎡당 분양가 차이는 1260만9300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엔 1335만5100원이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끝없이 오르는 서울 분양가 탓에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서울 접근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점도 탈서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1∼2023년·임대 제외)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8981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3년(2018∼2020년)에 견줘 37.42%나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올해 입주예정 물량은 1만56가구로,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 신축 단지가 더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신규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기·인천 지역 분양 단지의 청약자 수는 총 36만8730명으로 전년보다 2.93%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청약자 수가 3.41%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경기 파주시 일대에서 분양한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린 파크힐스’는 1순위 평균 44.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올해 1월 인천 서구에 분양한 ‘제일풍경채 검단 3차’는 본 청약에서 1순위 평균 44.48대 1의 경쟁률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 자재값, 인건비 등의 인상으로 올해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 지역으로 옮겨가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의 교통망 확충 발표로 수도권의 서울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연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라면 수도권 지역 신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에도 서울 옆세권에서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11일 경기 이천시 안흥동 일대 ‘이천 롯데캐슬 센트럴 페라즈스카이’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들어갔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49층, 총 853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84∼122㎡ 중대형 타입으로 구성된다. 앞서 공급된 ‘이천 롯데캐슬 골드스카이’와 ‘이천 롯데캐슬 페라즈스카이’에 이은 3번째 롯데캐슬 단지로, 3개 단지가 모두 준공되면 2068가구에 이르는 초고층 대단지가 된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단지는 경기의료원 이천병원, 이천파티마병원, 신안흥상업지구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입지에 들어선다. 안흥초교, 이천중, 이천제일고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부천시 송내동 일대에 ‘송내역 푸르지오 센트비엔’을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49∼109㎡, 총 1045가구 중 22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1호선 송내역과 중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송내역은 용산행 급행열차 정차역이어서 신도림까지 17분대, 용산까지 30분대, 서울역까지 4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솔안초교, 송내초교, 부천서초교가 가깝다.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뉴코아아울렛, CGV, 롯데시네마 등도 인접해 있다. 또 DL건설은 안양시 호계동에 ‘e편한세상 평촌 어반밸리’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458가구 규모다. 지하철 1·4호선 금정역이 가깝다. 호원초교가 단지 바로 옆에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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