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팔고 양심 팔고'...18여억 챙긴 교사들 [띵동 이슈배달]

안보라 2024. 3. 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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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직 교사들이 뒷돈을 받고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팔고 있다."

항간에 이런 소문이 돌았습니다.

'에이 설마.

우리 선생님이 그럴 리가 없어.'

학생들의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인원만 56명입니다.

3년 동안 18억9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문제만 팔았겠어요?

양심도 팔았습니다.

출판사 차려서 책 팔고, 학원에 판 문제, 학교 시험 문제로 또 내고.

절망적인 건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점.

최근 5년 동안 5천만 원 넘게 금품을 챙긴 교사로 제한한 게 이 정도라는 겁니다.

5천만 원 아래까지 포함하면 지금 2백 명 넘는 사람들이 조사 대상입니다.

판박이 지문으로 논란이 됐던 2023년 수능 영어 23번 문제 기억하십니까?

이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숨겨진 카르텔.

어디가 바닥입니까?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A 교사는 지난 2018년부터 사교육 업체에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주고 금품을 챙겼습니다.

그러다 이듬해 6월부터는 배우자가 아예 출판업체를 세워 책을 팔았습니다.

문제는 현직 교사 35명이 만들었는데, EBS 교재나 모의 평가 출제를 위해 합숙을 하며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EBS 교재 출간 전에 파일을 빼돌려 변형 문항을 제작해 학원 강사에 판 교사는 8천 개 넘는 문제를 건네고 6억 원 가까이 챙겼습니다.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 가욋돈을 벌면서 이 문제를 자기 학교 시험에 출제하기도 했습니다.

교사 복무행위를 지도 감독해야 하는 교감도 동문 선후배와 함께 문제 제작팀을 꾸려 학원 등에 내다 팔았습니다.

보통 메신저 단체 방을 통해 소통했고, 일부는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판박이 지문'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관련자에 대한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수능에 유명 일타 강사가 낸 지문이 그대로 나와 논란이 불거진 건데, 한 대학교수가 출간을 앞둔 EBS 교재를 감수하면서 봤던 문제를 수능에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타 강사'는 지문의 원 출제자와 친분이 있는 다른 교사에게 문항을 사서 모의고사로 발간했는데, 구체적인 유착 관계는 확인 못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일 처리를 부당하게 한 점도 확인됐습니다.

사설 모의고사와 중복 검증이 부실했고, 이에 대한 이의신청 또한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축소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능 이후 EBS가 평가원에 연락해 대학교수가 출간 전 지문을 무단 사용한 사실을 전달했는데도 평가원은 이를 덮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정확한 유착 관계 확인을 위해 혐의가 확인된 교사와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경찰에 수사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넘겼습니다.

[김영호 / 감사원 사회·복지감사국 제4과장 :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2024년 2월 7일 등 세 차례에 걸쳐 교원·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앵커]

손님인 척, 다방을 방문해 주인과 친분을 쌓은 50대 남성이 있습니다.

앞서 두 번 찾아가 "커피 좀 달라"며 자신을 사채업자라고 소개했대요.

친분을 쌓고 나서 세 번째 방문에서 돌변합니다.

다방 주인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 6백만 원을 인출해 달아난 겁니다.

세상 살면서 인생을 바꿀 기회가 세 번은 온다고 하는데, 이 날강도는 세 번을 못 참고 세 번째 방문만에 돌변했습니다.

인생을 바꾸긴 바꿨는데, 본인의 삶을 철창 속에 바꾸는 길로 선택해 버렸네요.

특수 강도 혐의로 송치됐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관 한 명이 어딘가를 가리키자 다른 경찰관이 다급하게 달려갑니다.

기동순찰차도 잇따라 현장에 도착합니다.

지난달 27일, 인천 간석동에 있는 다방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카드를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불과 두 달여 전, 경기 고양과 양주에서 다방 주인을 잇따라 살해하고 돈을 훔쳐 달아난 이영복 사건도 있었던 만큼,

테이프로 손과 발이 묶인 피해자는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피해 다방 주인 : (범인 검거 때까지) 그냥 계속 멍 때리고 있었어요, 저는. 한 5일 정도 밖에를 한 발짝도 못 나가고 계속 집에 있다가….]

달아난 A 씨는 현금인출기에서 6백만 원을 찾아 옷가게와 유흥주점 등에서 17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휴대전화 요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이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 다방 주인 :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분들이 한 40명이 나와서 밤낮을 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밤에도 쉬지 않고….]

[앵커]

공사장 근처 걸을 때면 이렇게 천이 덮여있는 곳 많이 발견하실 겁니다.

공사 중이라 먼지 날리지 말라고 덮어뒀나 보다, 싶어서 그냥 걷고는 하잖아요?

이 시민에게는 함정이었습니다.

대전시가 주관한 정화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땅만 파고 제대로 메우지 않고 천으로만 덮어둔 거 있죠.

상가로 들어가려던 시민이 그대로 구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피해자는 "멧돼지 잡으려고 함정 파놓은 것 같다"면서 황당해 했습니다.

구멍 안쪽으로는 끊어진 철근들이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주말 오후에 벌어진 일인데, 아이라도 뛰어갔다면, 차량이 지나갔다면, 그 어떤 상황을 가정해봐도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차라리 천이 없었다면 피해가기라도 하지, 대체 천은 왜 덮어놓은 겁니까?

실수여서도 안 될 일입니다.

어쨌든 피해자가 다쳤습니다.

그런데 시공사는 언제 이 땅을 메웠게요?

양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화통화를 하며 걷던 남성이 갑자기 땅 아래로 푹 빠집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달려와 남성을 구멍에서 꺼내고, 잠시 뒤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남성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피해자 : 구덩이가 있을 거 생각하면서 천을 밟았겠어요? 멧돼지 잡으려고 함정 파놓은 것처럼 그냥 천만 딱 덮어놔서 거기 밟아서 확 빠져버린 거죠.]

사고 지점에서는 정화조를 폐쇄하고 오수관로로 직접 연결하는 '직수 공사'가 대전시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상가에 입주한 교회에 가던 피해자는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도영 / 목격자 : 내부에는 철근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고… 만약에 아이들이 뛰어가다가 거기 넘어졌다고 하면 큰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공사는 사고가 난 다음 날 아침 뒤늦게 땅을 다시 메우고 다졌습니다.

대전시는 시공사와 협의해 피해자에 대한 보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서울 도심 한복판, 송현동에는 크고 넓은 땅이 있습니다.

서울 광장의 3배 정도 됩니다.

이 넓은 땅을 어찌 활용할까, 서울시의 고민이었습니다.

크기도 큰데, 위치도 알짜거든요.

경복궁과 맞닿아 있고요, 근처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있고, 인사동도 가깝습니다.

국내 시민들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은 또 얼마나 많이 찾아오게요?

서울시가 이곳에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을 설립하겠다고 합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요, 시민단체와 불교계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97년 미국에 반환받았고 기업 손을 거쳐 2년 전 서울시가 넘겨받아 공개했습니다.

전체 넓이만 3만7천여㎡, 서울 광장의 3배에 달합니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이곳에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지난달 23일) :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동 공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요. 이승만 전 초대 대통령님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상영이 되고 하는 것이 이제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일종의 공론화(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열린 송현광장에는 이건희 미술관만 짓고 나머지는 녹지 공간으로 남기겠다던 애초 공언을 오 시장 스스로 뒤집은 겁니다.

불교계는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에 특정 종교에만 특혜를 줬고, 1954년에는 '정화 유시'로 불교계에 갈등을 일으켰다며 서울시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까지 경고했습니다.

진보 진영의 시민단체 역시 1인 시위에 나서며 반대했습니다.

기념관 건립을 놓고 시민들 반응도 엇갈립니다.

[홍성기 /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 물론 과가 있죠. 근데 과보다도 과가 3이면 공은 7입니다. 당연히 기념관을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유빈 /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 아직 피해자들이 버젓이 살아 있는 2024년에 제대로 된 보상도 아직 못 받은 거로 알고 있는데 시민들의 공간에서 그런 사람을 기념한다는 게 당연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치적으로도 첨예한 논쟁거리인 만큼 4월 총선을 앞두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논란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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