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버버스에 예비비 322억원 ‘꼼수 조달’한 서울주택도시공사

박다해 기자 2024. 3. 1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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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한강 리버버스 사업비 조달을 위해 올해 322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0월 리버버스 개통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게 공사 입장이지만, 일반적인 예비비 편성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의원은 "(공사는) 예비비 편성 이유로 '10월 운항 개시'를 들었으나 10월에 리버버스를 반드시 운항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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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오는 10월부터 운항한다고 밝힌 한강 리버버스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한강 리버버스 사업비 조달을 위해 올해 322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0월 리버버스 개통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게 공사 입장이지만, 일반적인 예비비 편성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재란 서울시의원이 에스에이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예비비 승인 및 지출내역’을 보면, 에스에이치는 ‘리버버스 운영법인 출자금 및 선박매입비 대여금’ 명목으로 올해 322억원의 예비비를 승인했다. 공사가 참여하는 법인 자본금 100억원 중 공사 지분인 51억원과 선박 매입비 및 초기 운영비용 271억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는 이전 5년(2019∼2023년)간 이사회가 승인한 전체 예비비 규모(약 39억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문제는 리버버스 사업비가 △예측 불가능성 △시급성 △불가피성이란 예비비 편성 목적에 부합하느냐다. 공사는 그동안 ‘임대주택 수급자 상품권 구매’(2020년)나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2021∼2023년)을 위해 예비비를 지출해왔다. 모두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에 기여한다’라는 공사 설립 목적이나 재해·재난 발생 시 편성한다는 예비비의 성격에 부합한다.

하지만 리버버스 사업은 다르다. 최 의원은 “(공사는) 예비비 편성 이유로 ‘10월 운항 개시’를 들었으나 10월에 리버버스를 반드시 운항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올해 운항 구간에 ‘김포’가 빠져 애초 공언한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데다 10월부터 꼭 필요하다는 시민의 요구도 없었기 때문이다. 김용학 한강사업추진단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에서 “일정은 ‘반드시 이래야 된다’라기보다 이 사업이 공익적으로 의미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서둘러서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라며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진짜 필요한 사업이라면 올해 잘 준비해서 내년도 사업 예산으로 정상 편성하면 될 일”이라며 “오세훈 시장의 뜻대로 리버버스를 올해 안에 운항하기 위해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관련 사업 예산은) 예비비로 쓰지 않고 올해 추경을 통해 별도로 사업비를 편성해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강 리버버스 출자 시행 동의안’은 지난달 29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사업 타당성에 의문이 뒤따른다. 이 동의안의 검토보고서는 리버버스 사업이 “시장의 (별도) 지시 사항에 따라 미래한강본부에서 내부 검토를 시작한 사안”이라며 “교통수요의 경우, 관련 서울시 용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설명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수요예측의 적정성 여부는 확인이 불가한 상황”이고 “관광수요의 경우, 자연경관 감상 비율에 보정한 수치를 사용함에 따라 2017년 타당성조사 결과보다 다소 높게 추정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정확한 분석 결과를 시가 제출한 뒤에 “수요와 사업성을 추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의회는 또 △투자심사 때와 달리 김포 아라갑문과 당산 선착장이 빠져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은 점 △운영 손실이 발생하면 시와 공사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는 점 △선착장 부대시설 및 선박 건조에 대한 기술적 검토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 사업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점 등을 우려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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