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청룡의 해 단상

경기일보 2024. 3. 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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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갑진년 2024년을 청룡의 해로 풀어서 여러 생각을 해 보자.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인 목, 화, 토, 금, 수 오행 중 목(木)은 청록색, 용, 봄, 오전, 좌측, 동쪽이 포함돼 있어 좌청룡이라 부른다. 그래서 풍수지리에서는 좋은 터를 표현할 때 좌청룡 우백호라는 표현을 한다. 용 중에서도 청룡이 최고며 청룡은 동쪽을 수호하는 신성한 동물로 창조, 생명, 신생(新生)을 의미한다.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은 미리라고 한다. 미리내(은하수)도 용천(龍川)이라는 의미다. “개천에서 용 난다.” 백성들에게는 큰 희망과 성취의 상징이다.

그리고 청룡은 높이 솟아오르는 산봉우리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며 성장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청룡은 우리에게 그러한 도전의 의미를 상기시키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청룡은 또 자유와 창의성을 상징한다.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문화에서 용이 차지하는 부분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왕권의 권위와 보호로 궁궐에는 용을 조각하거나 그렸다. 사찰의 닫집에도 부처님 위에 용을 조각했다. 또 나라에 가뭄이 들면 용신에게 기우제를 지내고, 바다에선 용왕에게 풍어와 안녕을 기원했다. 왜구를 물리친 거북선의 용 머리, 천개가 넘는 용(龍)자가 들어간 지명, 용은 현실엔 없지만 살아있어 우리의 역사 속에서 함께해 온 희망의 동물이다.

올해 한국경제인협회는 2024년 새해를 맞아 간절하게 바라면 이뤄진다는 뜻의 심상사성(心想事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소개했고, 중소기업의 사자성어 운외창천(雲外蒼天)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면 좋은 미래가 있다는 의미다. 교수신문이 교수들의 설문으로 사자성어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는데 선정된 2024년 사자성어는 이익을 보고 의리를 잊는다는 뜻으로, 마땅히 좇아야 할 바른길을 등지고서 자신의 편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꺼이 나아가는 현 세태를 고발하는 모습이다.

즉, 국민이 바라는 갑진년 청룡의 새해는 희망을 잃지 않고 간절히 소원을 빌며 노력하자는 의지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정의를 버리고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이 시대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국가 발전과 번영을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고 걱정하는 국민을 위해서라도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청룡의 기운인 창조, 생명, 신생으로서 민족 공동체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서로 욕심부리고 싸우지 말고 아름다운 소통과 관용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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