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의 349건 중 215건 ‘한 문제’에…수능 영어 23번의 전말

박고은 기자 2024. 3. 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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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와 사교육 업체 관계자 등 56명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사교육 카르텔' 사례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가 포함됐다.

해당 문항은 유명 학원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똑같아 수능 직후 논란이 된 바 있다.

비슷한 시기인 2022년 8월 유명 학원 강사 ㄷ씨는 ㄴ씨와 친분이 있는 고교 교사 ㄹ씨로부터 해당 지문으로 제작한 문항을 공급 받아 같은 해 9월 말 수능대비 모의고사로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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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수능일인 지난해 11월16일 오전 광주의 한 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시간을 기다리며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교사와 사교육 업체 관계자 등 56명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사교육 카르텔’ 사례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가 포함됐다. 해당 문항은 유명 학원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똑같아 수능 직후 논란이 된 바 있다.

감사원이 11일 공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감사 결과를 보면, 대학교수 ㄱ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의뢰로 지난해 1월 출간 예정이던 교육방송 수능연계교재를 2022년 8월 감수했다. 이 교재에는 고등학교 교사 ㄴ씨가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을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돼 있었다. 같은 해 10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ㄱ씨는 자신이 감수한 교육방송 교재에 실린 지문인 ‘투 머치 인포메이션’을 무단으로 사용해 수능에 출제했다.

비슷한 시기인 2022년 8월 유명 학원 강사 ㄷ씨는 ㄴ씨와 친분이 있는 고교 교사 ㄹ씨로부터 해당 지문으로 제작한 문항을 공급 받아 같은 해 9월 말 수능대비 모의고사로 발간했다. 평가원은 통상 사설 모의고사에 실린 문제가 수능에 중복으로 출제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유명 강사의 모의고사 등을 구매해 중복성 검증을 하지만, 2022년에는 해당 모의고사를 사지 않아 수능 영어 23번 문제가 걸러지지 않았다.

2023학년도 수능 직후 평가원에는 영어 23번에 대한 이의제기가 쏟아졌다. 전체 이의신청 349건 가운데 215건이 해당 문항에 관한 건이었다. 그러나 평가원 담당자는 이의심사 준비과정에서 수능 출제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해당 안건을 아예 이의심사위원회 심사 대상에서 제외키로 공모했다. 감사원은 “평가원이 이의심사실무위원회가 해당 안건을 ‘제외 사안’으로 오인하도록 해 23번 문항 관련 이의신청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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