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도 반한 '강아지 에버랜드'…춘천 '강아지숲'을 달리다

김아름 2024. 3. 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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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춘천 반려견 테마파크 '강아지숲'
다양한 크기의 잔디 운동장 보유
산책로·수영장 등 즐길거리 많아
강아지숲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밤톨이와 여름/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반려견은 뛰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에 반려견이 몇 마리나 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통계는 없다. 다만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40만마리로, 전체 가구의 11.6%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배가 넘는 518만마리다. 어느 쪽이든 어마어마한 숫자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를 '반려견 친화 국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인구가 밀집돼 있는 수도권은 더 그렇다. 마음 놓고 반려견이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줄을 풀어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오프리시'는 언감생심이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렇다고 해서 반려견들의 뛰어놀고 싶은 욕구를 무시할 수만도 없는 일. 마음껏 뛸 수 있는 곳을 찾아주는 것도 '주인님'들의 의무다. 전국의 웬만한 애견펜션, 애견카페를 돌아다니지만, 쉼없이 뛰어다니는 반려견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터무니 없이 좁다.

차를 타야 하는 반려견들의 컨디션도 고려하면서 대형견도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넓은 공간까지 보유한 곳이 있을까. 수도권에서 1시간대에 갈 수 있는 춘천에 자리잡은 '강아지숲'은 그 중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지난 9일 반려견 여름이(14세·말티즈), 밤톨이(1세·믹스)와 함께 강아지숲을 방문했다.

강아지 버전 에버랜드

강아지숲은 강원도 춘천에 약 10만㎡ 규모로 자리잡은 강아지 전용 테마파크다. 4개의 대형 천연잔디 운동장과 2개의 수영장, 카페, 음식점, 박물관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강아지숲의 다양한 시설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강아지숲의 '견체공학적' 설계는 입구에서부터 확인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계단을 오르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곳이 반려견 화장실이다. 대형견과 중소형견으로 나눠 사용하는 화장실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차 안에서 배변을 참았던 반려견들이 자연스럽게 배변을 할 수 있다. 반려견들의 편의를 돕는 것은 물론 입장 전에 배변을 함으로써 강아지숲 내부가 '개똥밭'이 되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메인 건물에는 반려견을 테마로 한 전시와 미디어아트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와 관련된 굿즈와 다양한 반려견용품을 판매하는 마켓 등이 있다. 반려견은 입장이 불가능한 박물관 관람 시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관리하는 강아지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뛰어야 산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우리 아이가 뛰어놀 공간은 충분한가'다. 답은 'YES'다. 박물관 바로 위에 자리잡은 대운동장은 직선 길이가 100m를 훌쩍 넘는 넓은 잔디밭이다. 주기적으로 도그스포츠 대회나 세미나를 열 정도로 넓다. 소형견에게는 끝없는 평원이고 웬만한 중대형견도 뛰다가 멈출 일이 없다.

강아지숲 조감도/사진=강아지숲 홈페이지

대운동장 옆에는 연못을 중심으로 가꾼 작은 공원이 있다. 본격적인 코스가 버거운 노견을 위해 꾸민 공간이다.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고 벤치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정도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공원과 대운동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책 코스가 갖춰져 있다. 산책로가 잘 가꿔진 산을 등산한다는 기분이다. 전체 길이는 620m로, 제법 경사가 있다. 반려견은 물론 함께 산책하는 주인에게도 운동이 된다.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미끄럽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산책로에서 노즈워킹을 즐기는 밤톨이와 여름/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천천히 걸으며 산책로 중간중간에 있는 '노즈워크 챌린지'를 챙긴다면 30~40분쯤 걸리는 코스다. 산책로 중간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카페가 있어 반려견이 예상보다 힘들어할 경우 쉬어갈 수도 있다. 카페에서는 반려견이 마실 수 있는 '아지라떼'를 판매한다. 노즈워크 챌린지에서 획득할 수 있는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할인도 해준다. 

여름엔 수영

산책로 끝에는 여름 시즌에 문을 여는 '네이처풀'이 있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 자리잡은 반려견 동반 수영장이다. 2개의 수영장과 샤워시설, 선베드, 파라솔, 방갈로를 갖췄다. 반려견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 '푸드테라스'도 문을 열었다. 

산책과 수영까지 즐겨 다시 돌아가는 길이 아득하다면 수영장 앞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주기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강아지숲 입구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사회생활 중인 반려견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사계절이 뚜렷한 만큼 어쩔 수 없는 면이긴 하지만 꽃이 피고 나무도 잎을 풍성하게 맺은 봄, 여름, 가을과 달리 겨울에는 산책로와 잔디 운동장의 풍경이 다소 삭막하다는 인상도 든다. 해가 질 때쯤엔 꽤나 쌀쌀해 실내 놀이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소 높은 입장료는 강아지숲을 자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연간 회원권이나 가족 이용권 등을 통해 충성고객을 늘리려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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