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흑두루미

김재근 선임기자 2024. 3.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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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에 아주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학이다.

학의 학술용어는 두루미이다.

두루미과의 새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등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 '학'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두루미'이다.

붉은 머리를 한 단정학이 바로 두루미로 동아시아에서 번식, 월동하는 2600-2800 마리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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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한국문화에 아주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학이다. 인품이 고상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학에 비유했다. 재야에 묻혀 한가롭게 유유자적하는 선비를 일컫기도 했다. 군계일학이나 운중백학이 이런 인물을 가리키는 사자성어이다.

단학흉배라고 하여 문관이 입는 옷의 가슴과 등에 학을 수놓은 헝겊 조각을 붙였다. 500원짜리 동전에 있는 새가 바로 학이다. 우리 민족 누구나 좋아하고 상서롭게 여기는 동물을 동전에 새긴 것이다.

두루미라는 이름은 우는 소리가 "뚜루~ 뚜루~ "처럼 들려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몸의 길이가 1.4m, 날개는 2.4m에 이르는 큰 조류로 수명이 최대 80년이나 되는 장수 동물이다.

학의 학술용어는 두루미이다. 두루미과의 새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등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 '학'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두루미'이다. 붉은 머리를 한 단정학이 바로 두루미로 동아시아에서 번식, 월동하는 2600-2800 마리가 살아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하고, 두루미의 날(3월 7일)을 정해 보호할 정도로 귀하다.

두루미만큼 아름다운 '흑두루미'가 충남 서산 천수만에 나타났다. 1만4000 마리로 전세계 개체 수의 70%나 된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대부분의 흑두루미가 모인 것이다. 흑두루미 역시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적색자료목록에 취약종(VU)으로 분류한 국제보호조다. 우리도 천연기념물 228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서산 흑두루미는 시베리아 남부, 중국 북부에서 번식하고 낙동강 하구와 순천만, 일본으로 내려와 추운 겨울을 지낸 새들이다. 북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천수만에 내려 휴식도 취하고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다. 천수만 일원의 넓은 호수와 농경지가 천적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고 물고기와 지렁이, 풀뿌리, 볍씨 등으로 배를 채우는데 그만이기 때문이다.

흑두루미는 진귀한 철새이다.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두루미처럼 보기 힘든 철새가 될 수도 있다. 후손들도 사진이나 박제가 아닌 흑두루미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흑두루미의 아름다운 비상이 천수만 생태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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