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 찾은 조국 “윤석열 검찰독재 종식” 노무현 ‘검찰 트라우마’ 소환

박순봉 기자 2024. 3. 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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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조국혁신당의 창당정신”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도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겐 ‘검찰 트라우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부각해 지지층 결집과 윤석열 정부 심판 여론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강한 민주당’을 표방하는 조국혁신당의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조 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기념관에서 경남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우리 모두가 사랑했고, 우리 모두가 존경했던 노무현이 못다 이룬 미완의 꿈을 우리가 이루자”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검찰 피해자’임을 부각하며 윤석열 정부를 조기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 독재 정권을 하루 빨리 종식시켜야만 대한민국이 산다”며 “윤석열 정권을 하루 빨리 종식시켜야 할 소명이, 그런 운명이 저에게 주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많은 것을 잃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많은 국민들이 더 많은 고통, 불행, 시련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앞장 서서 윤 대통령의 입을 막고 윤 대통령을 조속히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여권이 추진했던 김포시 서울편입론을 비판하며 “저의 벗이자 동지인 김경수가 꿈꾼 동남권 메가시티를 되살(리겠다)”고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핵심 친노 인사다.

민주당과의 공동 전선도 강조했다. 그는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진영 전체가 성공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면서 “갈라치기, 편가르기에 넘어가지 말자”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권 여사 예방 전에 한 지지자가 들고 있던 손팻말을 함께 들어올리기도 했다. 손팻말에는 ‘민주당은 좋겠다. 조국혁신당이 있어서’라고 적혔다.

조 대표의 이날 행보는 ‘노무현 소환’ 전략으로 읽힌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겐 검찰 트라우마의 상징이다. 민주당 지지자 상당수는 검찰의 과도한 수사로 지도자를 잃었다고 본다. 조 대표 지지자들도 조 대표가 무리한 검찰 수사의 피해자라고 본다. 두 사람의 공통점을 강조하고,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 심판론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조 대표 자신과 친노·친문 사이 연결고리를 강조해 민주당 지지층에게 정통성을 소구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조 대표는 지난달 12일에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창당 전 두 전직 대통령을 연이어 만나 정통 민주당 세력의 일부임을 강조한 셈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에서 6번째)가 10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기념관 다목적홀에서 조국혁신당 경남도당 창당대회가 열고 영입인사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대표의 일정과 발언은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중심에 두고 있다. 조 대표는 전날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이태원참사 500일 추모문화제에 참석했다. 조 대표는 지난달 22일에도 정혜승 작가의 책 <정부가 없다-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이야기>란 책을 들고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만난 바 있다.

조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출생년도를 “1965년생(을사생 뱀띠)”라고 공개하며 윤 대통령의 손바닥 ‘왕자’ 논란을 다시 꺼내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잘못된 자신의 생년에 기반해 사주를 보는 이들이 있다고 언급하며 “나는 누구처럼 ‘사주’, ‘관상’, ‘무속’에 의존하며 정치활동을 벌이지 않는다. 손바닥에 ‘왕’자를 써넣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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