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의대 교수도 ‘사직’…실마리 안 보이는 정부-의료계 갈등

한수진 기자 2024. 3.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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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전공의·의대생 행위 지지”
아주대병원 교수들 성명서 발표
안과 부교수 ‘사의’ 표명도 나와
정부 “전공의 의존 체계 개편할 것”
아주대병원. 경기일보DB

 

의료계 각계각층에서 의료 현장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지역 대학병원 교수들 사이에서도 집단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전공의들과 정부 사이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아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의 대형 병원 중 하나인 아주대병원에서도 최근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포착됐다.

아주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 8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의 외침’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젊은 의사들과 휴학을 결심한 의대 학생들의 행위에 기성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움과 함께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며 “교수들이 애써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정부에 동조하거나 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젊은 의사와 학생들이 돌아왔을 때 즉시 맞이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정부와 아주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교수와 의사, 의대 학생들과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제라도 해당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해 당사자 간의 진지한 협업을 제안한다”며 “전향적인 상황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젊은 의사와 학생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후 사직 의사를 밝힌 교수도 나왔다.

같은 날 아주대 안과 부교수 A씨는 병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비민주적인 밀어붙이기와 초법적인 협박을 일삼는 태도는 정말이지 견디기가 어려웠다”며 “전공의들과 학생들에게 스승으로서 함께 지지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무책임한 말을 남기고 그만 사직하고자 한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천명’이라는 의대증원 규모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전공의 처우 개선이나 전공의에게 과의존하는 의료체계를 개편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40개 대학에서 3천401명의 증원 요청이 들어왔는데, 2천명이라는 숫자와 대학 여건을 고려해서 분배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수련의가 병원을 떠났다고 해서 시스템이 안 돌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문제가 있다. 전공의 의존 체계를 정상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주대는 지난 4일 교육부에 의대 신입생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104명 늘어난 144명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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