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결 확정’ 바이든·트럼프, 조지아주서 첫 동시 유세

정미하 기자 2024. 3. 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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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일(이하 현지 시각) ‘수퍼 화요일’에서 각각 압승을 거두며 오는 11월 본선에서 ‘리턴 매치(재대결)’를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9일 경합주(swing state)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조지아주에서 같은 날 유세를 펼치며 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생애는 나에게 자유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주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트럼프가 분노, 복수의 미국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P 연합뉴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누구와 교제하는 지는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트럼프가 독재자로 평가받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전날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초대한 사실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전 세계의 독재자와 권위주의 깡패들에게 아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편지를 주고받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왕’이라고 부른 것을 자랑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 동맹들을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며 “난 그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이민자들이 미국과 경제, 지역 사회에 기여한 것을 축하하는 대신 그들을 해충, 독,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는 독이라고 부른다”며 “누구도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 공화당 강경파는 여성의 낙태권을 금지하려고 한다”며 “내가 지켜보는 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간 반쯤 떨어진 곳에서 트럼프 역시 무대 위에 올랐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국정연설 당시 조지아주에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을 언급하면서 ‘불법 이민자’(an illegal)라고 칭한 것을 언급하며 공세를 펼쳤다.

지난달 22일, 조지아주 오거스타대학 간호학과 학생이던 라일리는 운동하러 나갔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사건의 용의자를 2022년 9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베네수엘라 출신 남성으로 특정하고 이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후 공화당은 해당 사건을 바이든 정부의 국경 정책 실패를 공격하기 위한 사건으로 부각해 왔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우리 국경과 이 나라의 국민에게 한 짓은 반인륜 범죄이며 그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바이든이 고의로 그리고 악의적으로 미국의 국경을 없애면서 우리나라에 수천 명의 위험한 범죄자들을 풀어놓지 않았다면 라일리는 오늘 살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연설 당시 라일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을 ‘미등록(an undocumented) 이민자’라는 표현 대신 ‘불법 이민자’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나는 불법’(illegal)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았어야 한다”며 “미등록(undocumented)이라고 말했어야 하는데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선 정식 입국 절차를 밟지 않고 미국에 입국한 사람을 보통 ‘불법 이민자’로 불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민자의 권리를 주장했던 민주당 당원들은 ‘불법’이라는 표현보다 ‘미등록’ 또는 ‘미승인’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미국이 미쳐 돌아가는가”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무능하고 가장 부패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넌 해고야”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는 유세 전, 라일리의 부모를 별도로 만났고 라일리의 부모는 이날 유세에도 참석했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6개 주를 경합주로 꼽은 바 있다. 조지아주는 2016년에는 트럼프를, 2020년에는 바이든을 택했다. 조지아주는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에게 50.4%의 득표율을 밀어주며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45.3%)를 누를 기회를 줬으나, 2020년엔 바이든(49.5%)에게 트럼프(49.2%)보다 더 많은 표를 줬다. 당시 표 차이는 1만2000표도 되지 않았기에, 이번 대선에서도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지지층을 독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1세라는 나이로 인해 민주당 안에서도 ‘고령 논란’에 휩싸여 있다. 여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맞닥뜨리곤 했다.

이날 역시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한 남성이 바이든 대통령의 유세 도중 “집단학살자 조(Genocide Joe)”라고 외쳐, 연설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남성이 퇴장당한 뒤 “나는 그의 열정을 원망하지 않는다”며 “부당하게 피해를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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