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기준 임의로 바꿔 '합격'…서울시 공공기관 적발

오정인 기자 2024. 3. 10. 11:45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진흥원이 경력직 사원을 뽑으면서 서울시와 자체 인사위원회가 승인한 채용계획과는 다른 합격 기준을 임의로 적용해 불합격 대상자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28일∼9월18일 산하 공공기관 10개를 대상으로 채용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이번 감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행정안전부 등 중앙정부 협조 요청에 따라 시행한 특별점검으로, 시 산하 9개 공공기관과 1개 공직유관단체가 2022년 시행한 신규·경력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 업무 전반을 살폈습니다.

그 결과 부정청탁·부당지시·금품수수와 같은 중대한 비위행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총 10개 기관에서 14건의 지적사항이 나왔습니다. 

서울경제진흥원의 경우 2022년 상반기 경력직 채용 당시 시 감독부서와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승인한 채용계획을 보면 필기전형에서 평균 60점 미만을 받은 경우 불합격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고 다른 기준을 임의로 적용해 60점 미만을 획득한 응시자 6명을 합격 처리했으며 이들 중 1명은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했습니다. 

시 감사위는 "감독기관 협의와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수립한 당초 상반기 채용계획에 따라 필기시험 합격 기준을 적용해 적합한 응시생이 임용됐어야 하는데 경제진흥원은 채용 전형을 부적정하게 운영해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022년 1월 사무기술전문가 공공디벨로퍼 2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기준으로 서류심사를 생략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분야 채용계획을 보면 서류심사 점수 60점 이상(100점 만점 기준)인 지원자 중 고득점자순으로 채용인원의 5배수 이내를 선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류접수 결과(인원·상황 등)에 따라 서류심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H공사 인사부는 공공디벨로퍼 A(업무총괄) 부문의 접수 인원이 서류 합격 인원의 5배수 이내(지원자 4명)이고 제출서류만으로 지원 자격에 충족한다고 자체 판단한 뒤 서류심사 없이 면접시험만 시행해 1명을 선발했습니다. 

그러나 시 감사위는 "서류심사 절차 중 2단계 실질 심사를 통해 전문지식·경험, 직무 역량·발전 가능성, 인성·조직 적응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어 평가점수가 60점 이상인지 등 적격 여부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호한 기준으로 서류심사를 생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은 '지방공기업 인사조직 운영기준'에 따라 매년 신규 채용된 직원 중 기관 임직원의 친인척에 해당하는 직원 수를 기관의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개 대상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고 있지 않지만, 공단은 정규직으로 채용한 신규 직원의 임직원 친인척 현황만을 공개했습니다. 결국 실제로 120명을 채용했으나 50명에 대해서만 임직원 친인척 현황을 알렸습니다.

서울연구원은 내부규정과 채용 공고문에 비위면직자 취업 제한 내용을 안내하고 채용 전 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채용 전 임용 대상자가 비위면직자 등의 취업제한 적용을 받는 사람인지 확인하지 않았고 결격 사유를 확인하지 않은 채 최종합격자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 감사위는 "채용 분야 전반에 남아 있는 비리 요인을 없애고 보완이 필요한 제도 개선 과제를 적극적으로 찾아 공정한 채용문화 정착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짧고 유익한 Biz 숏폼 바로가기

SBS Biz에 제보하기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