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늘어나는 ‘재벌’ 소재 드라마, 왜 ‘재벌집’ 하나 넘질 못할까 [SS초점]

김태형 2024. 3. 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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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사진 |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JTBC ‘재벌집 막내아들’(2022, 이하 ‘재벌집’)이 느슨해진 TV 드라마 신에 긴장감을 불어넣은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재벌집’이 최고 시청률 26.9%로 종영한 이후 재벌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기록은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같은 방송사에서 이준호, 임윤아를 주연으로 한 ‘킹더랜드’가 방송됐다. 재벌가인 킹그룹 후계자와 호텔리어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 2PM 준호와 소녀시대 윤아의 연기호흡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고 시청률 13.8%로 ‘재벌집’을 넘지는 못했다.

현재 방송 중인 재벌 소재 드라마 SBS ‘재벌X형사’와 tvN ‘웨딩 임파서블’도 시청률은 여전히 ‘재벌집’을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극 중 재벌이 등장한다는 점은 같지만 두 작품은 장르와 분위기에 따라 재벌을 그려낸 방식이 다르다. 코믹 액션 장르인 ‘재벌X형사’가 철부지 재벌 3세가 강력1팀 형사가 돼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웨딩 임파서블’은 위장 결혼을 시도하는 무명여배우가 예비시동생인 재벌 3세와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물이다.

SBS ‘재벌X형사’ 제작발표회.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재벌집’에서 순양가 며느리였던 박지현은 ‘재벌X형사’에서 엘리트 형사 ‘이강현’으로 변신했다. 낙하산으로 강력팀에 떨어진 재벌 3세 진이수(안보현 분)와 호흡을 맞추며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9회는 최고 시청률 11.1%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를 지켰다. 하지만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던 ‘재벌집’에 비하면 느린 속도다.

사진 | tvN


2018년 데뷔작 ‘버닝’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던 전종서는 장르물에서 벗어나 ‘웨딩 임파서블’로 첫 TV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한 ‘웨딩 임파서블’은 무명 여배우 나아정(전종서 분)과 재벌 3세이자 15년 지기 남사친 이도한(김도완 분), 예상치 못한 훼방꾼 이지한(문상민 분)이 케미를 보이며 4%대 시청률로 출발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로얄로더’ 제작발표회.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근 OTT에서도 재벌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달 28일 ‘로얄로더’ 1, 2회를 공개했다. 현재 가장 핫한 배우인 이재욱과 이준영, 홍수주가 만났다. ‘로얄로더’는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마이너리거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살인자의 아들 한태오(이재욱 분), 재벌가의 혼외자 강인하(이준영 분), 빚쟁이의 딸 나혜원(홍수주 분)이 인생 역전과 욕망 실현을 위해 동맹을 맺은 가운데, 어떤 예상치 못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2회에서는 극 중 재계 1위 강오그룹에 속한 재벌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강인하는 강중모(최진호 분) 회장이 거주하는 대형 한옥 ‘비선재’에 방문했다가 가족들에 푸대접을 받고 말았다. 이 모든 과정을 예상한 한태오는 강오그룹을 목표 삼아 전략을 세우고 접근하는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였다.

이후부터는 매주 수요일 2회씩, 총 12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될 예정이다. 누아르 장르와 재벌가 소재가 만나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얄로더’가 화제성 몰이에 성공할 것인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재벌’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여기에 경쟁과 회귀, 복수, 불륜 등이 합쳐지며 ‘K-막장’이라는 장르가 탄생했다. 이미 식상한 소재이지만 ‘킹더랜드’, ‘재벌X형사’, ‘웨딩 임파서블’, ‘로얄로더’ 등 여러 작품들은 조금씩 변주를 하고 차별화하는 식으로 재벌가 세계를 표현했다.

‘재벌집’의 경우 회귀와 복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진양철(이성민 분), 진도준(송중기 분) 등 캐릭터들의 매력도 뛰어나지만 흡입력 있는 탄탄한 스토리도 한몫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대부분의 재벌 소재 드라마들이 ‘욕망’, ‘복수’에 초점을 맞춘 반면, ‘재벌집’은 재벌가를 배경으로 자본과 권력의 문제를 현대사와 결합하여 확장성을 담보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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