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어쩌면 LG와 개막전 밀릴지도 모른다…"다시 다 바꿔야죠"

김민경 기자 2024. 3. 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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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어쩌면 오는 23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등판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는 9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만원 관중(1만2000석)을 기록했다. 한화 팬들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는 순간만 기다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비가 오면 다시 다 바꿔야죠."

또 비가 문제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좌완 류현진(37)이 오는 23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류현진은 오는 12일 대전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인데, 이날 대전 지역에 비 예보가 있어서다. 기상청은 비가 11일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가 그쳐도 마운드 사정상 경기를 개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 경기와 달리 비와 강풍과 같은 날씨 변수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면 대개 취소한다. 개막에 맞춰 경기 감각을 점검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앞서 류현진의 등판 일정 변동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최 감독은 "(12일에) 비가 와서 경기를 못 하면 그날 회의를 해서 다시 다 바꿔야 한다. 일단 애매하다. 경기가 취소돼서 못 던지면 류현진을 언제 던지게 해야 할지, 정규시즌은 언제 등판으로 맞출 건지를 조금 다시 짜놔야 할 것 같다. 스케줄이 틀어지면 회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4일 턴으로 등판하며 투구 수와 이닝을 끌어올리는 스케줄을 짜놨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가 4일 쉬고 등판하는 루틴이 일반적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류현진은 시범경기까지는 이 루틴을 고수하기로 했다.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지난 7일 청백전에 처음 등판해 3이닝 46구를 던졌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로는 불펜으로 이동해 20구를 더 던지면서 66구까지 투구 수를 늘려놨다. 4일을 쉬고 12일 대전 KIA전에서 65구를 던지고, 또 4일을 휴식하고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최종 점검을 한 뒤 23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그림을 그려뒀다.

12일 경기가 취소되면 류현진은 이틀을 손해보게 된다. 13일은 휴식일이기 때문. 가장 빨리 던질 수 있는 다음 경기는 14일 대전 kt 위즈전이다. 그리고 4일을 쉰다고 가정하면 19일 대전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마지막 시범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그러면 23일 LG와 정규시즌 개막전까지는 3일밖에 쉴 수 없어 사실상 등판이 어렵다.

▲ 류현진은 4일 턴으로 시범경기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 ⓒ곽혜미 기자

한화로선 12일에 비가 오지 않거나 경기 취소만큼은 피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화는 지난 2월 중순 류현진을 KBO 역대 최고액인 8년 총액 17억원에 영입하면서 1선발로 내세웠다. 류현진이 23일 LG와 정규시즌 개막전, 29일 kt와 대전 홈 개막전에 모두 등판하면서 개막부터 대전의 야구 열기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 일정이 어그러지면 조금은 김이 샐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지난 1일 오키나와에서 첫 라이브피칭이 비로 무산됐을 때 한 차례 LG와 개막전 등판이 불발될 위기가 있었다. 2일은 라이브 피칭을 진행하면서 다행히 기존 일정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는데, 다시 100%의 확률이 깨졌다.

KBO 흥행을 고려해도 류현진이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인 LG를 상대로 개막전에 등판하는 그림이 가장 좋긴 하다. 류현진은 LG 상대 통산 성적 22승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기억이 있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첫 승리를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에서 챙겼고, KBO리그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신기록인 17개(2010년 5월 11일 청주 LG전 9이닝 1실점 완투승)도 LG 상대로 달성했다. 물론 지난 11년 동안 류현진도 LG도 많이 달라졌지만, 야구에서 상대성은 보통 선수 커리어 내내 유지되는 편이다. 이번에는 LG가 천적 류현진을 넘을 수 있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염경엽 LG 감독에게는 호재일지도 모른다. 염 감독은 류현진의 국내 복귀가 확정됐을 당시 "목표 하나를 빼야겠다. 구단 역사상 최다승(88승)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올해 우승 팀의 승수도 예년보다 줄어들 거다. 84승이면 1위가 되지 않나 싶다. 한화 상대로 +3승(9.5승~6.5패) 정도를 기대했는데 쉽지 않게 됐다. 우리 전체 목표 승수에서 1.5~2승 정도는 빼야 맞을 것 같다"며 천적을 향한 부담감을 표현했다.

한화는 일단 비라는 변수가 생기지 않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12일 경기가 취소되면 흥행만 쫓아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억지로 조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첫 등판 일정은 이제 하늘에 달렸다.

▲ 돌아온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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