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이렇게 무서운 거였어?"…몸속 시한폭탄 '중성지방'

천선휴 기자 2024. 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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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높은 급성 췌장염 유발…장기적으로 심뇌혈관질환 위험 ↑
시판 오메가3는 용량 적어 한줌씩 먹어야 효과 볼 수 있어
ⓒ News1 DB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중성지방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어요. 약을 드셔야 할 정도네요."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A 씨는 의사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혈액검사 결과 중성지방 수치가 초고중성지방혈증 기준인 500㎎/dl을 넘겼기 때문이다.

A 씨는 평소 업무상 술을 자주 먹긴 했지만 혈관 건강에 좋다는 오메가3도 빠짐없이 챙겨먹는 터라 중성지방 수치는 당연히 정상범주에 속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의사는 중성지방 수치 관리를 하지 않으면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으니 약을 잘 챙겨먹고 식이조절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성지방은 쉽게 말해 우리 몸속에 있는 지방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지방 성분은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합성된 후 물에 녹는 단백질과 결합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이동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주로 식사 후 필요하지 않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전환될 때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증가한다.

즉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은 중성지방은 우리 혈관 속을 떠돌며 온몸 구석구석에 쌓인다는 이야기다.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름진 음식이나 술을 많이 먹거나 또는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할 때도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갈 수 있는데 저밀도 콜레스테롤(LDL)과는 달리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나쁜 기름 중에 하나"라며 "중성지방이 계속 높이 올라간다는 것은 평소에 식사 습관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경우들이 많지만 체질적으로 중성지방에 취약한 요인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중성지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성지방 자체가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주진 않지만 양이 많아진다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 News1 DB

하지만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의 위험성은 잘 알려진 반면 중성지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중성지방의 양이 많아지면 간에 있는 효소 활성이 증가해 LDL 콜레스테롤 입자의 크기는 작아지고 밀도는 단단하게 변형된다. 이렇게 변형된 콜레스테롤은 sd-LDL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데, 이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잘 뚫고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배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이 되기 때문에 관리를 해야 한다"며 "급격히 아주 높이 올라가는 경우들도 있는데 이 경우 장기적인 혈관 합병증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치사율이 높은 급성 췌장염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어 바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혈중 중성지방 농도는 150㎎/dl 이하를 정상 범위로 본다. 150~199㎎/dl은 경계역 중성지방혈증, 200~499㎎/dl은 고중성지방혈증, 500㎎/dl 이상은 초고중성지방혈증으로 나뉜다.

중성지방은 당뇨병, 만성신부전, 신증후군 등의 질환이나 베타차단제, 스테로이드, 에스트로겐 등의 약제에 의해서도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이 원인들이 아니라면 보통 음주, 탄수화물과 기름진 음식 다량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이 중성지방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배 교수는 "술을 많이 먹거나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했을 때,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중성지방 수치가 많이 올라간다"며 "음식 관리를 하면 LDL 콜레스테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더라도 음식이나 술로 인한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면 3~4일 정도만 조절해도 수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사 24시간 전부터 음주를 피하고, 검사 전 12시간 동안 금식을 해야 한다.

배 교수는 "보통 중성지방 수치가 급격히 높더라도 한 번 정도는 단기간에 추적 검사를 해보고 음식 조절을 했는데도 계속 수치가 높다면 약물 치료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성지방 수치를 낮춘다고 알려져 흔히들 사먹는 오메가3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배 교수는 "오메가3는 하루에 4g 이상을 먹을 때 중성지방을 10%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오메가3는 한 알에 0.5g에서 1g짜리라 한 줌씩 먹어야 중성지방 수치를 조금 낮춰줄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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