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주총 'D-5'… 총수 경영·사명 변경 '이슈'

정영희 기자 2024. 3. 1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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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시작으로 주요 건설업체 주주총회 열려
지난해 시공능력 상위권을 차지한 국내 주요 건설업체들이 이달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정책과 신규 사내이사 임명 등의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사진=뉴스1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중견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침체 속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달 줄줄이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확정함으로써 투자자 유인책을 마련한다. 총수 경영 중인 대기업 계열 업체들은 이른바 '젊은 피'로 세대 교체를 위한 신임 경영진의 합류를 완성한다.


배당 강화·자사주 소각… 휘청이는 업황 속 재무건전성 강조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업체들이 이달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 제고와 총수 경영 본격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우선주 주당 2600원·보통주 주당 2550원 배당 등을 의결한 삼성물산은 오는 15일 주총에서 이를 확정한다. 2026년까지 보통주 780만7563주·우선주 15만9835주 전량을 소각하는 내용도 안건에 포함된다. 소각 물량 총액은 약 1조원 이상으로 삼성물산 자기주식의 3분의 1 수준이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약 1083억원 규모의 자사주 294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7.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올해부터 3년 동안 연결기준 순이익의 25%(현금배당 10%, 자사주 매입 15%)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 하에 의결된 사항이다. 주총은 21일 오전 9시로 예정돼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금배당을 1주당 700원으로 100원 증액하기로 한 이사회 결의를 주총에서 확정한다. 결산배당 기준 지주사 분할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이다. 현금배당금 총액은 449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26년까지로 계획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통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한다는 목표다.

이달 28일 열릴 주총에선 배당절차 개선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주주들의 배당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당액을 결정한 후 배당기준일을 확정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정관에 명시하려는 시도는 건설업계에서 두 번째로 최초는 현대건설이었다.


세대교체 바람… GS건설·코오롱글로벌 '총수 4세' 입지 확대


총수 경영에 도장을 찍는 사내이사 선임도 이뤄진다. 오는 29일 GS건설 주총에선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허 사장은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 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상무, 2016년 전무, 2019년 부사장에 오른 뒤 만40세인 2019년 12월 미래혁신대표로 승진했다. 최근 부친인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주식을 증여하며 보유 지분 3.89%로 회사의 2대 주주에 올랐다.

코오롱글로벌은 28일 주총에서 이규호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나선다. 이 부회장은 1984년생으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지주사 전략부문 대표에 올랐다.

같은 날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지주사인 코오롱 주총에서 동일한 안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기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 이어 지주사와 핵심 계열의 사내이사로 자리하게 되면서 재계에선 이를 코오롱그룹 총수 일가의 4세 승계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21일 포스코홀딩스 주총에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을 확정한다. 동시에 지난달 정기이사회 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결정된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선임한다. 전 사장은 ▲포스코 원료구매실장(상무) ▲경영전략실장(전무) ▲포스코강판(현재 포스코스틸리온) 사장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에는 포스코홀딩스 사장에 선임됐고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을 지냈다. 올해는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실적 안정에 주력할 전망이다.


회사 이름에서 '건설' 뗀다… 건설업계 '간판교체' 흐름


사명 변경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회사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21일 주총 안건으로 사명 변경에 따른 정관 변경을 상정했다. 새 이름은 '삼성E&A'로 'Engineers'와 'AHEAD'의 약자다. 올해 비전과 중장기 전략 수립 등 미래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새 사명의 필요성에 임직원이 공감했다는 것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설명이다.

지난 포스코건설과 신영건설도 각각 '포스코이앤씨'(POSCO E&C) '신영씨앤디'(신영C&D)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이 같은 건설업계의 잇단 사명 변경은 비주택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업체가 마주한 리스크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므로 적절한 관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경영을 통한 건설업의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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