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노하우부터 추천까지...'반려식물'에 대한 A to Z

조혜정 기자 2024. 3.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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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관심을 쏟고 마음을 줄 만한 상대가 없을 때 인간은 공허함을 느낀다. 같은 사람이라고 다 말이 통하는 게 아니듯이 때로는 나를 졸졸 쫓아다니는 강아지나 그림처럼 가만히 있는 식물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위안을 얻는다. 어떤 식물이라도 유대감을 형성한다면 그게 바로 나만의 ‘반려식물’이 된다.

다양한 형태의 다육식물도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 중 하나다. 경기일보DB

보통의 식물과 반려식물의 차이

식물에게 사랑을 쏟는 일은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실내생활이 늘어나면서 집 안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동물에 비해 손이 덜 가면서도 독특하고 예쁜 취미가 될 수 있는 식물 기르기가 젊은층의 공감을 얻었다. 그렇게 ‘반려식물’은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것과 유사한 심리적 안정감과 마음의 위안이 되고 공기정화능력, 음이온 배출 등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취미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반려식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식물에 대해 매우 잘 알거나 조금 알고 있다’는 응답이 2021년 82.3%보다 5.6%포인트 증가한 87.9%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려식물과 보통의 실내식물을 구분하는 주요 요소’를 묻는 질문에 ▲애착 형성 여부(43%) ▲사람과의 교감 여부(25%)가 높은 응답률을 보였는데, 이는 특정 종을 반려식물로 인식하기보다 어떤 식물이라도 기르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면 반려식물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반려식물을 기르는 목적으로는 ▲정서적 교감 및 안정(55%) ▲공기정화(27%) ▲실내장식 및 인테리어(14%) 순으로 나타났다. 식물 기르기의 정서적 효과에 대한 공감 정도는 ▲정서적 안정이 77%로 가장 높았고 ▲행복감 증가 73% ▲우울감 감소 68% 순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반려식물로 삼기 좋은 식물 특성으로는 ▲나의 관리에 따라 생육 반응을 보이는 식물(40%) ▲나만의 사연이나 의미가 있는 식물(30%) ▲나의 감각을 자극하는 요소를 가진 식물(24%) 등을 들었다. 이는 반려식물과 짝이 되고 교감하는 방법이 곧 ‘식물을 관리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생명체로서 식물 존중에 대한 공감도는 69%로 연령에 상관없이 높았으며 특히 1인 가구에서는 73%에 달했다. 식물 존중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공감하는 정도는 ▲식물은 생명체이며, 생명체는 존중돼야 마땅하다 88% ▲식물을 좋은 환경에서 기르는 것이 식물을 활용하는 인간에게 이롭다 83% 등으로 높았다. 생물 자체의 가치뿐 아니라 인간이 얻는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경기도, 전국 최초 반려식물 관련 조례 발의

지난해 2월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초로 반려식물에 대한 정의를 정립하고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해당 조례안은 반려식물 재배를 장려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례를 통해 반려식물도 정의했는데 ‘가정과 회사 등 실내외에서 쉽게 기를 수 있고, 식용을 주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인간과 짝이 돼 교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고자 기르는 식물’이다.

구체적인 지원사업도 명시했는데 반려식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복지시설 등에 반려식물을 보급할 수 있도록 반려식물산업 사업자 컨설팅, 반려식물 판로개척·소비촉진, 반려식물 재배 관련 병해충 진단·관리를 위한 정보 제공, 반려식물 관련 교육·체험·홍보 등의 사업을 지원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에 따르면 해당 조례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5년간 152억여원의 예산이 경기도 반려식물 산업 활성화 등에 쓰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사이버식물병원에 지난해 약 75만명이 방문했으며 507건의 온라인 상담과 149건의 오프라인 진단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식물병원은 사이버식물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피해 사진과 재배 정보를 올리면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진단해주는 상담서비스다. 농업인뿐 아니라 도시민들의 반려식물에 대한 진단 의뢰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2009년 개설 이후 최근 5년간 연평균 500~600건의 온라인 진단과 150건의 오프라인 진단이 이뤄졌다. 사이버식물병원은 2009년 당시 전국 최초로 개설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사회와 단절된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는 고립·은둔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전달사업’을 본격 시행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율은 2022년 전체 가구의 34.5%로 2020년 33.4%, 2021년 33.4% 대비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정서적·물리적 고립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고립’으로, 외출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은둔’으로 정의하고 있다. 서울 고립·은둔 청년 반려식물 지원 대상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이 참여 신청 후 선정 과정을 거쳐야 하며 선정된 청년에게는 반려식물을 1인당 3개씩 지원한다.

서울시는 반려식물 보급 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해왔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홀몸어르신의 고독사, 우울증 등의 해결책으로 보급해 왔으며 반려식물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원예치료사와 생활관리사가 동행 방문해 식물 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유선으로 수시 관리하는 등 어르신들이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했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식물들

집에서 가꾸기 좋은 대표적인 식물로는 ‘산세베리아’가 꼽힌다. 산세베리아는 공기정화 능력이 탁월한 식물로 특히 밤에는 산소를 내뿜어 방이나 거실에서 키우기 좋다. 산세베리아는 병충해에 강하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쉽게 죽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초보자들도 키우기 수월한 편. 그러나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양지에서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

‘몬스테라’는 잎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이 독특하고 인테리어 효과가 높아 인기가 많은 식물이다. 공기정화 효과가 큰 몬스테라는 키울수록 잎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늘어지는데 취향에 따라 긴 줄기의 마디를 잘라 물꽂이를 할 수 있다. 이때 마디에 있는 기근을 살려 잘라야 물속에 뿌리를 잘 내리며,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후엔 흙에 키우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이다.

‘금전수’는 ‘번영’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어서인지 집에서 키우면 금전운과 행운이 들어온다고 해 집들이 선물이나 개업식 선물로 인기가 많다. 이 식물 역시 공기 정화 능력과 겨울철 가습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금전수는 전자파를 흡수하고 음이온을 방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TV 옆이나 컴퓨터 옆에 두면 좋다. 금전수는 추위와 과습에 약하기 때문에 추운 곳에서 잘 버티지 못한다. 따라서 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고 통풍이 잘되는 18도 이상의 따뜻한 곳에서 관리하는 것이 적당하다.

집에서 키우는 화분은 무엇보다 흙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간혹 겨울에 구입한 화분 흙에 벌레 알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봄이 되면 부화하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개의 화분을 동시에 키우는 경우엔 화분 간의 간격을 유지해 통풍이 잘 되도록 신경쓰고 주기적으로 화분 위치를 바꿔 골고루 바람과 햇빛에 노출되도록 한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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