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는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남도에 그 꽃이 피었다
길었던 겨울. 봄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절기상 경칩이 지나니 남도가 꽃 축제로 분주하다. 덩달아 봄을 찾아 나선 상춘객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앞다퉈 봄맞이 여행에 나서고 있다. 이른 봄의 첫 꽃은 매화가 단연 으뜸이다. 단아한 꽃과 깊은 향기 때문에 시·서·화 등에 빠짐 없이 등장했다. 매화가 피었는데 그 꽃 위로 눈이 내리면 ‘설중매(雪中梅)’, 달 밝은 밤에 보면 ‘월매(月梅)’, 옥같이 곱다 해서 ‘옥매(玉梅)’, 향기를 강조하면 ‘매향(梅香)’이 된다. 퇴계 이황은 “매화는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않는다”는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광양 매화축제는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8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산수유 꽃도 매화에 뒤지지 않는 봄맞이 꽃이다. 구례군 산동면 계척마을에는 ‘할머니 나무’로 불리는 수령이 1000년 된 산수유나무가 있다. 중국 산둥 지방 처녀가 시집올 때 가져와 심은 산수유가 퍼져 지금의 군락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포근한 날씨 탓에 올해는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개화를 시작했다.
구례군 산동면이 산수유 군락지다. 운이 좋으면 지리산 만복대에 쌓인 눈과 샛노란 산수유 꽃을 동시에 볼 수도 있다. 구례 산수유축제는 서시천 주변으로 군락을 이룬 반곡마을을 중심으로 9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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