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다듬기 두렵지 않죠"...장애인 친화 미용실 '인기'

윤웅성 2024. 3. 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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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일 자라나는 머리를 주기적으로 자르거나 꾸미는 일은 평범한 일상 가운데 하나죠.

하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들을 위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길어진 머리카락을 다듬고, 염색과 파마가 한창인 미용실.

여느 평범한 미용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고객님. 편하게 누우세요."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출입로를 비롯해 미용실 안팎 어디에도 문턱은 없고, 출입구 바닥에는 점자블록도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 한자리에서 다 할 수 있게 의자도 특수 제작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만든 '장애인 친화 미용실'입니다.

미용실 한번 가는 게 연례행사 같았던 장애인들에겐 단비와도 같은 곳입니다.

[정혜정 / 지체장애인 : 문턱이 높고, 또 계단이 있는 데는 들어가지 못하고 일반 미용실은 정말 힘들었어요. 6개월에 한 번씩, 그렇게밖에 못 다녔어요. 맨날 모자 쓰고 다니고….]

[오병근 / 지체장애인 : 장애인들을 위한 쉼터죠. 쉼터. 쉬면서 이발도 하고 다과도 나누면서 차도 한 잔씩 하고. 너무너무 좋은 곳입니다.]

장애인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시술비가 시중의 50% 이상 저렴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추가 할인도 해주고 있습니다.

머리도 시간을 들여 세심하게 만져줘 손님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핍니다.

[김근철 / 시각장애인 : 주변 분들이 말하는 거 들어보면 60대 후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 거 보면 아 확실하게 (잘한다.)]

[서재규 / 지체장애인 : (오늘 머리 손질하신 거 마음에 드세요?) 좋죠. 다 통화해서 여기로 와요.]

장애인 손님이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던 미용사들은 금방 편견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김일순 / 헤어카페더휴 미용사 : 장애인이라는 그런 생각은 갖지 않고 그냥 이분들도 다 머리하러 오셨고, 예쁘게 하러 오셨으니까 어떻게 하면 이 분이 만족할 수 있을까 그게 더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노원구청이 2년 전 전국 최초로 만든 장애인 친화 미용실.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문의가 오지만, 여건상 노원구 거주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안타까운 상황도 벌어집니다.

[박건후 / 마들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 쌍둥이 자폐아를 키우는 분이 계셨는데, 아이들이 발버둥도 심하고 그래서 미용실에서 머리 한번 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울면서 전화했던 분도 계셨거든요.]

장애인 친화 미용실 인기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말에는 2호점도 문을 열었습니다.

이런 곳이 더욱 많이 늘어나는 게 손님들의 바람입니다.

[정혜정/ 지체장애인 : 너무 좋고 그러니까 다른 장애인들도 나를 부러워하는 거예요. 다른 구에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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