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은 '학교'…다시 새 학기를 여는 사람들

황대훈 기자 2024. 3. 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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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지난해는 유독 교육계에 큰 상처가 많았습니다.


학교폭력에 교권 추락 등, 수면 아래서 곪아있던 문제들이 터지면서 학교 현장이 몸살을 앓았는데요.


다시 새 학기를 열면서 마음을 다잡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황대훈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이번 주 입학식을 가진 또 다른 학교, 서울 최초의 통합운영학교입니다. 


수도권도 학생 수가 줄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한 학교처럼 관리하는 사례가 나온 겁니다. 


인터뷰: 김채윤 1학년 / 서울 잠실여자고등학교

"체육 활동할 때 팀을 나누는데 한 반에 18명밖에 없다 보니까 한 팀에 9명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돼서 조금 더 친구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학교의 규모는 줄었지만, 교사와의 관계는 깊어졌다는 데 희망을 걸어봅니다. 


인터뷰: 이정은 학부모

"아이들이 선생님이랑 교류는 더 많이 밀접하게 할 수 있어서 그런 점은 좋았어요."


서울의 한 방송분야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신입생 맞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소중한 후배들이 학교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선배들이 방학 내내 준비한 공연입니다. 


인터뷰: 이채현 2학년 / 서울 서울방송고등학교 방송연예공연과

"저희가 방학에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나와서 하루에 5시간 이상씩 매일 연습을 했거든요."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도 자신만의 꿈을 쫓는 학생들이 선택한 학교.


신입생들의 가슴에 선배들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인터뷰: 이나경 1학년 / 서울 서울방송고등학교 방송연예공연과 

"보는 내내 눈이랑 귀가 너무 즐거운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가) 제 꿈을 향해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받침판이 되지 않을까…."


지난해 부임 40년 만에 교편을 내려놓은 전민식 교사는 교직을 떠난 뒤에도 서이초 사건을 잊지 못했습니다. 


교사들이 학교폭력 업무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학교의 현실이 안타까웠고, 결국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돼서 반년 만에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후배 교사들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일념으로 방학 내내 20시간이 넘는 연수도 받았습니다. 


인터뷰: 전민식 퇴직 교사 / 학교폭력전담조사관

"무조건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교육적인 지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한번 노력을 해보고 싶습니다."


특수교사 14년 차인 김태정 교사에겐 주호민 사건으로 얼룩졌던 지난해가 특히 힘겨웠습니다. 


무엇보다 힘겨웠던 건 특수교육을 향한 불신의 시선들.


누구보다 교사의 손길이 필요한 학생과의 사이에 장벽이 세워진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인터뷰: 김태정 특수교사 / 서울 서울신도초등학교

"이거를 내가 과연 해도 될까? 이거를 하다가 만약에 혹시 아이가 넘어졌을 때 내가 아이를 잡아서 손을 잡았는데 그 손을 꽉 잡았다가 상처가 나서 넘어졌을 때 그 보호하려는 것보다 제가 제 손톱으로 모르게 상처 낸 거에 의해서 아동학대가 되면 어떡하지?"


학교 현장에서도 외로운 섬 같은 현실에 처할 때가 많은 특수교사. 


하지만 조금이라도 학생들을 성장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합니다.


인터뷰: 김태정 특수교사 / 서울 서울신도초등학교

"3주 방학 했었거든요, 봄방학. 그 기간 동안에 또 아이들이 쑥 커서 온 모습 보니까 너무 또다시 힘이 났어요. 교사들이 힘든데 아이들 하는 거 보고 아이들 잘하는 거 보고 다들 힘내거든요."


새 학기, 다시 학교의 문을 여는 사람들. 


각자 선 위치는 달랐지만, 마음이 향하는 곳은 같았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과 그 통합학급 친구들."


"신입생들이 이 학교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가장 응원하는 것은 학생과 선생님들입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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